일터에서 빛과 소금으로

[ 성경과재물 ] 6. 재정과 일

이창규 장로
2022년 02월 10일(목) 08:10
아침에 눈을 떠도 갈 곳 없는 일상이 계속되던 시절이 있었다. 일하는 삶이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쁘게 일할 때는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기도 했지만, 막상 갈 곳이 없어지니 스스로 애처롭기까지 했다. 한 인간에게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큰 것이다. 일과 삶은 위대하다. 우리는 하루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자기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보람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이 행복하지 않으면 인생이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세기는 하나님의 일 하심으로 가득 찬 책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일하고 계시며 우리는 그분의 동역자이므로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 하나님은 일을 통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빛을 밝히길 원하신다.

종교 개혁자 루터는 사람은 일을 통해 하나님을 섬길 수 있으며 직업은 하나님의 소명(calling)이고 모든 소명은 영적으로 동등하게 존엄하다고 했다.

칼뱅은 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사람의 직업과 소명이 같다고 보았다. 선악과 이전에 노동은 그 자체가 축복이었다. 에덴동산을 경작하는 일은 즐거운 것이었다(창2:15). 그러나 선악과 이후에는 죄의 결과로 수고하고 땀을 흘려야 그 소산을 먹을 수 있는 힘든 것이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인한 구속 이후에도 구원의 완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여전히 수고 하고 땀을 흘려야 하지만 일의 개념이 소명으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 이상의 고차원적인 뜻이 있는 것이다.

지금 하고 하는 일과 직장은 하나님이 보내시고 사명을 주셨으므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한다. 직장과 상사에 대해서 불평 없이 일하기는 어렵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믿는 것과 그 뜻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 현재 하는 일을 선택 했다면 우리는 충분하지 않은 보수와 불공정한 인정에도 주께서 그를 위해 일한 모든 것에 대해 보상해 주실 것이란 믿음이 있어야 한다.

믿음대로 살려고 할 때 직장에서의 갈등은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직장에서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더 열심히 일하고 조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일터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어려움을 동역자들과 함께 나누고 서로를 위해 중보하며 기도와 말씀 생활로 잘 극복해야 한다. 하나님이 이런 직장인들을 반드시 도와주실 것이다.

일에 대해 성(聖)과 속(俗)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직업에 귀천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의 직업은 목수였으나 인류를 구원하셨고 빌라도는 총독이고 사울은 왕이었지만 죄인들이었다. 지위에 비례해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미화원도 버스 기사도 목회자나 대통령도 세상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를 뿐이므로 높고 낮음을 정하는 것은 인간의 편견이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은 이 땅에서의 지위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보내신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하나님의 법칙이며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던지는 땀과 수고가 필요하다.



이창규 장로 / 총회연금재단 사무국장·송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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