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

홍우림 작가
2022년 01월 26일(수) 08:47
요즘 세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인 것 같다. 최근 뉴스에선 한 인플루언서가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화려한 화장과 명품 옷을 입고 넷플릭스의 한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었던 그녀는 소위 '짝퉁논란' 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화려한 겉모습에 열광했지만, 정작 그녀가 치장하고 있던 옷과 소품들은 대부분 가짜였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외적이든 물질적이든 누군가에게 화려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하지만 정작 그 겉모습의 이면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것은 우리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다.

오늘 소개하는 한 장의 사진은 그런 면에서 매우 흥미롭다. 강한 대비의 구도 속에 두 명의 여인. 밝은 빛 사이로 보이는 한 소녀의 얼굴은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어릴 적 큰 화상을 입은 듯하다. 나는 그녀를 줄곧 교회에 자주 만나곤 했다. 그녀의 앞 어둠 속에는 또 한명의 수줍은 모습의 소녀가 서있다. 한 프레임 속에 담긴 두 여인의 모습은 크게 대비된다. 겉으로 보이는 왼쪽 소녀의 모습은 참 가슴이 아프지만 그녀도 처음에는 이런 모습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사진을 늘 볼 때마다 어둠 속에 아름답게 보이는 다른 한 소녀의 모습이 그녀의 내면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늘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가며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던 그녀는 내가 겉으로 볼 수 없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겉모습과 남들의 시선과 판단에 많은 신경을 쓰는 우리의 내면은 과연 얼마나 아름다울까? 비록 지금의 모습이 부족하고 초라해보여도 그 속사람이 누구보다 아름답다면, 그것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닐까? 오늘 이 작은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겉과 속 중 무엇을 더 아름답게 하여야 하는가? 라는 작은 질문을 던져본다.



홍우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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