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독교 박해국 1위는 '아프가니스탄'

2022년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 '월드 워치 리스트' 발표
탈레반에 점령 당한 후 기독교인 박해 극심, 20년 1위 북한 제쳐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1월 19일(수) 17:18
전세계 국가의 기독교 박해 순위 1위가 20년만에 북한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8월 15일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의해 함락된 후 아프가니스탄 내 기독교인들이 대거 난민이 되거나 죽임을 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오픈도어선교회는 19일 CGNTV 비전홀에서 2022년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 '월드 워치 리스트(World Watch List)' 발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독교 박해국 순위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월드 워치 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는 기독교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있으며, 기독교 신앙이 드러난 남성들은 거의 대부분 사형에 처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소녀들과 여성들은 강간과 인신매매로 고통을 당하며, 전리품의 일환으로 탈레반 요원과 강제 결혼을 하게 되고, 기독교인들이 주변국 난민캠프로 피신하고 있으나 주변국들도 기독교에 적대적인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해 8월 이후 아프가니스탄 국내 이재민은 350만 명이 발생했고, 이중 국외 난민 220만 명이 난민 캠프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탈레반 세력의 아프가니스탄 정부 장악이 한 나라의 상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체되었던 지하디스트(이슬람원리주의 무장 투쟁 운동가) 조직의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러한 여파로 최근 들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기독교 인구는 거의 사라지고, 기독교 난민은 대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8400만 명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으며, 그중 2600만 명은 국외로 쫓겨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월드 워치 리스트가 발표한 리스트 중 박해가 극심한 국가는 총 11개 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북한,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순이다.

이외에도 박해 순위가 급상승한 국가들의 경우는 △미얀마(18위→12위)-기독교 마을과 교회 공격으로 20만 명 이상 이재민 캠프로 내몰림 △카타르(29위→18위)-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들이 신체적, 심리적 폭력을 겪고, 여성들의 경우 성폭력에 노출됨 △인도네시아(47위→28위)-기독교인들에 대한 테러 증가 등의 상황이 공개됐다.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김경복 사무총장은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 순위변동은 기독교 박해의 상황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박해가 극심해졌기 때문"이라며, "올해 북한의 박해지수는 오히려 사상 최고 수치이며, 새로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인해 체포되는 기독교인과 폐쇄되는 교회들이 증가되고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전세계적으로 정치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는 지난해 5월 새롭게 제정된 중국 법안으로 종교 지도자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 지도자와 사회주의 시스템을 지지할 것"을 요구받고 있고, 중국 내에서 중국 국민들의 외국인 접촉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인도 또한 인도민족주의의 이념으로 '인도인이 되는 것은 힌두인이 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독교인과 타종교인에 대한 폭력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의 수는 3억 5907만 2100명으로, 전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이 박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드워치리스트가 보고한 박해 받는 이들의 수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월드 워치 리스트'는 한해동안 전세계의 기독교 박해감시국가를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를 국제오픈도어 월드워치리서치팀이 개발한 분석 방법론을 활용해 박해지수를 산출하는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조사결과다. 가시적 폭력과 개인, 가족, 사회공동체, 국가, 교회가 받는 압박을 84개의 설문 항목으로 나누어 자료를 수집, 분석해 발표한다. 이 리스트는 이날 전세계 78개국에서 동시 발표됐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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