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정원

[ 성지의식물 ] 이강근 목사 42. 연재를 마치며

이강근 목사
2021년 12월 22일(수) 09:26
성지 에브라임 땅의 산야.
성지의 중심 예루살렘전경.


지난 일년간 성지에서 보는 식물의 연재를 마쳤다. 시작할 때는 식물의 모양과 특징을 소개하는 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시작했다. 성경에서 식물의 등장은 사람 만큼이나 빈번했다. 사람은 식물 없이 살아갈 수 없듯이 식물은 늘 사람 곁에 있었다. 성경의 식물들을 매주 하나씩 들여다보고 묵상하며 참 의미 있고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다. 식물 연재는 내 평생에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음에 감사한다.

연재를 진행하며 솔로몬의 정원을 알게되었다. 가장 아름다운 식물, 가장 향이 좋은 식물, 가장 유용한 식물들이 솔로몬을 통해 아가서에 담겨있었다. 그 짧은 책에 총 25개의 식물이 등장한다. 솔로몬은 식물에서도 지혜를 발휘했다.

기다림 끝에 합환채에서 노르스름하게 잘 익은 열매 두개를 집안 거실 한 편에 놓았다. 밤 중에 강하고 달콤한 향을 감지하고 보니 진원지는 탕기에 담아놓은 합환채 열매였다. 달콤한 향은 향기로웠으며 취할 것 같은 마취제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은은하면서도 강한 것이 몇 날이고 지속될 수 있을까. 이미 3000년 전에 솔로몬은 이 향을 알고 노래했다. "합환채가 향기를 뿜어내고 우리의 문 앞에는 여러 가지 귀한 열매가 새 것 묵은 것으로 마련되었구나 내가 내 사랑하는 자 너를 위하여 쌓아 둔 것이로다"(아7:13).

지혜의 왕 솔로몬은 레바논의 백향목에서부터 담에나는 우슬초까지 식물을 섭렵하고 있다 말한다. "그가 또 초목에 대하여 말하되 레바논의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까지 하고 …"(왕상4:33). 솔로몬은 친히 여러 동산과 과원을 만들고 각종 과목을 심었다. "여러 동산과 과원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 각종 과목을 심었으며"(전2:5). 물을 주기위해 못도 팠다 "나를 위하여 수목을 기르는 삼림에 물을 주기 위하여 못들을 팠으며"(전2:6).

솔로몬의 관심은 소출만 챙기는 정도가 아니라 조석으로 늘 부지런히 동산을 찾았고 식물을 살폈다. 각 식물마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따는 시기는 물론 어디에서 자라나는지 그리고 식물의 씨뿌리는 때와 거둘 때를 알고 있었다.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내가 몰약 산과 유향의 작은 산으로 가리라"(아4:6). "우리가 일찍이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 꽃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에서 내가 내 사랑을 네게 주리라"(아7:12) "골짜기의 푸른 초목을 보려고 포도나무가 순이 났는가 석류나무가 꽃이 피었는가 알려고 내가 호도 동산으로 내려갔을 때에"(아6:11)

솔로몬의 식물에 관한 지식은 시각 후각 청각 미각까지 알았다. 그의 지식의 극치는 아가서에서 발견된다. 술람미라는 여인의 사랑을 노래하며 그가 알고 있는 온갖 식물들의 지식을 동원되었다. 성경 전체에 등장하는 식물이 대략 100여 가지인데 아가서에 25개가 서술되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여인의 사랑에 노래했고, 식물의 향기를, 열매의 맛을 사랑하는 여인에 적절히 비유했다.

솔로몬이 노래했던 식물들의 용어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메모해봤다. 하나의 식물에도 종류가 있다.

"포도주 포도원 건포도 포도나무 / 기름 향기롭고 아름다움 / 나도기름 나도풀 나도 / 몰약 향주머니 몰약 몰약의즙 / 고벨화송이(1:14) / 백향목들보(1:17) / 잣나무 서까래(1:17) / 수선화 사론의(2:1) / 백합화 골짜기(2:1) / 백합화 가시나무 가운데(2:1) / 사과나무 사과(2:3) / 무화과나무(2:13) / 유향 유향목 / 향품 / 레바논나무(3:9) / 석류 석류나무 석류꽃 석류즙 / 잠근 동산 덮은 우물 봉한 샘(4:12) 동산의 샘 생수의 우물 / 과수 / 번홍화 / 창포 / 계수 / 침향 / 꽃밭 / 풀언덕 / 종려나무 / 합환채(7:13)"

사시사철 언제 방문하더라도 성경에 땅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 있다. 그래서 성경과 대지의 식물들은 하나다. 성서식물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지혜들이 숨겨져 있다. 솔로몬이나 목회자들이나 이를 들춰내는 것은 식물에 대한 지식이다. 연재는 마쳤지만 더 들여다보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 유대학연구소 소장

※ 이번 회를 끝으로 '성지의 식물' 연재를 마칩니다. 코로나19 중에도 쉬지 않고 성경의 식물을 탐구해 주신 집필자와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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