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준 가장 큰 변화·우려, 목회 현장에 있다

총회 국내선교부 106회기 정책협의회 개최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12월 15일(수) 17:50
2012년을 기점으로 교세 감소가 이어졌다. 가나안 성도(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기독교인)와 함께 온라인교회, 유튜브 성도도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후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지역 교회마저 위기 아닌 위기를 맞이했다. 개척교회 현장은 사역 중단까지 내몰렸고, 국내 전도와 교회 개척, 부흥 방침 수립을 비롯해 목회 개발, 상담 및 영성 등 다양한 국내 선교 영역의 혼란은 가중됐다. 결국 코로나19가 준 가장 큰 변화와 우려는 목회 현장에서 나타났다. '대면'과 '비대면',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조성되는 긴장과 갈등, 대안 마련을 위한 진지한 목회적 고민의 충돌이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방향 설정이 절실했다. 총회 국내선교부가 디지털 문화와 목회적 실재감에 근거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비대면을 뛰어넘어 신대면(神對面)을 지향하는 새로운 목회 방향을 앞세운 이유였다.

지난 1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총회 국내선교부(부장:박봉수) 제106회기 정책협의회는 이 같은 급속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발빠른 대처가 빛난 자리였다.

이날 '메타버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그리고 미래목회'를 주제로 강의한 신현호 교수(장신대)는 "디지털 문화와 목회적 실재감을 다시 회복하고 대안적인 목회를 예언자적인 상상력으로 꿈꾸고 실천하는 것은 전환기 시대, 목회의 우선 과제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디지털 문화와 메타버스라는 환경 가운데 새로운 목회 양식을 위한 '목회 방향성의 재확신', '교회 정체성의 재형성', '목양적 실천의 재구성'에 대한 양식 마련이 필요하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목회는 앞으로도 여전히 요청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교수는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 적용을 뛰어넘어 다른 형태의 삶의 양식과 문화 산업의 구조를 창출하는 새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디지털 문화와 메타버스의 새로운 도전 가운데서 목회적 디자인을 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한 가지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디지털 세계 속에서 제자직과 시민직이라는 이중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돕는 일이다"며, "그렇기에 디지털 문화와 메타버스를 향한 목회적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해야 하며, 우리를 새로운 땅끝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더욱 힘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디지털 선교지로서 메타버스 세계의 가능성을 분석한 남성혁 교수(연세대)는 메타버스 자체를 새로운 선교지로 설정했다. 그는 "메타버스의 선교적 논의는 가상의 공간 중에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닌, 두 세계가 서로 교환관계와 공유관계를 형성하는 통전적인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며 특별히 "기술 발달로 출현한 MZ세대의 디지털 생활공간이 기독교회의 본질과 상충하지 않고, 메타버스를 선교의 장으로서 이해하고, 공존하려는 노력과 모습으로 기대된다 "며 향후 한국교회 안에 디지털 선교에 대한 대화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목회적 관점으로 접근한 조주희 목사(성암교회)는 메타버스에 가능성과 한계를 분석하며, "디지털, 메타버스 안에 교회론적인 고민과 함께 복음의 진정한 가치, 교회의 전통적 무형, 유형의 자산을 바르게 승계할 수 있는 방안이 먼저 연구되어야 한다"면서 "가시성과 실재성의 문제 앞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 강의 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참석자들은 목회 영역의 확장 측면에서 디지털 목회 도입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약화된 공동체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온라인 신학에 대한 개념 정립 부재 등으로 한국교회가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고 내다봤다.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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