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기적, 기후위기 극복도 가능

한교봉, 기환연...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4주년 맞아 세미나 개최 및 업무협약 체결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12월 02일(목) 17:48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 대표회장:정성진)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 상임대표:양재성)가 지난 1일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4주년을 맞아 충남 태안 의항교회(이광희 목사 시무)에서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사례를 통한 기독교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현재 인류최대의 위기인 기후·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생태적 회심을 통해 창조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태적 회심이란 개인의 구원 문제에 치중했던 삶에서, 하나님과 이웃, 창조세계와의 온전한 사귐이라는 관계적 삶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서해안 사태와 생태적 회심'을 주제로 발제한 양재성 대표는 "서해안 유류유출사고 현장은 한국교회가 생태적으로 회심할 수 있는 원점"이라면서 "지금까지 개인의 구원에만 집중된 신앙이었다면 생태적 회심을 통해 창조 신앙을 회복하고 두 신앙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하나의 시작일 뿐 향후 10년, 20년 안에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기후재앙이 벌어질 것"이라는 양 대표는 "그러나 여전히 경제개발 논리와 환경 보존 논리가 상충할 때 아직은 경제개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생태계 보존의 가치를 지켜내지 않으면 지구는 존속 불가능해질 것이다"고 경고하며, "서해안 사태는 생태계의 붕괴가 곧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소멸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생태적 교훈이다"고 말했다.

서해안 살리기 운동을 신학화하고 생태와 봉사가 함께하는 살림운동으로 전개해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해안 기름 제거 방제작업 자원봉사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김종생 목사(한교봉 상임이사)는 "3.1운동 이후 가장 아름다운 한국교회사였던 서해안의 기적을 실천적으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 "한국기독교 역사상 가장 많은 교회가 함께 참여한 연합운동이었는데 이 연합의 성과와 그 정신을 신학화하고 역사 자료화 해 보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2007년 서해안 유류유출 사고 당시 한국교회는 25개 교단이 연합했고 1만 교회에서 120여 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방제 작업 및 그 외 자원봉사에 동참했다. 당시 총 자원봉사자 수의 80%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한국교회의 서해안살리기는 자발적 투신과 헌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중요한 역사적 가치로 평가받으며 생태적 회심과 환경선교, 생태적 신앙을 일반화시킨 대사건으로 선교와 신앙생활의 새 패러다임을 불러일으켰다.

김 목사는 "이제 다시 서해안을 기억하고, 한국교회가 앞장서 신음하는 자연생태계의 아픔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하나님의 숨을 다시금 불어 넣어 기후·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창조세계의 온전한 회복을 아젠다로 삼아 생태문명의 전환을 시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한교봉과 기환연은 환경재난 구호와 예방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5주년 기념사업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열린 기념예배에서 정성진 목사는 "서해안 유류 피해 극복을 위해 당시 80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이 곳으로 몰려와 서해안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면서 "우리가 하나되어 기도하고 하나되어 봉사하며 서해안의 재앙을 막아낸 것처럼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재앙도 이겨낼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메시지를 전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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