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자리, 고통의 현장으로 나아가자

총회 인권주일 총회장 목회서신

한국기독공보
2021년 12월 01일(수) 11:01
총회 인권주일 총회장 목회서신



12월 첫째 주일은 총회 인권주일입니다.

1989년 제74회 총회는 UN 제정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인 12월 10일에 즈음해 이를 제정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신앙고백을 통해 인권의 존엄함을 선포해 왔습니다. 복음이 이 땅에 전파되며 남녀와 신분 차별을 철폐하는 데 기여했으며 3.1운동을 이끌었던 신앙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인권과 생명의 존엄을 위해하는 권력과 현실에 맞서왔습니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인권 의식은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에서 고통 겪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심신의 장애를 가진 이들, 결혼 이주민들 대다수는 여전히 비참한 현실 속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심각해져가는 경제 양극화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 또한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실업과 노인 빈곤 문제가 고질화 되어 가는 중에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열악한 현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는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성경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반인권적 역사와 사회적 현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며 이 가운데 신음하는 이웃들에 대한 우리의 부족했던 실천을 돌아볼 때입니다. 경제력, 신분, 학벌, 성별, 심신의 장애 등으로 인해 일어나는 인권의 침해는 우리 사회의 문제인 동시에 이들을 위해 대변하지 못한 우리 신앙인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세상 한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뜻을 부름 받은 공동체입니다.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함으로 세상이 빛, 세상의 소금의 되어야 할 사명을 부여 받았습니다. 우리를 새로운 피조물로 만드시고 변화를 받게 하심은 복음으로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세계와 인류 전체가 겪는 재난입니다. 비대면 상황으로 일상의 불편과 제약이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피해와 고통은 우리의 불평등한 현실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간에도 열악했던 택배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과로사, 시설에 수용된 정신질환자, 요양시설 입소 노인들의 희생이 늘어난 현실들이 단적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법률 제정과 계도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에서 각종 사고로 인한 사망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해와 희생이 특별히 비정규직 청년, 이주 노동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은 우리 사회와 산업계의 뿌리 깊은 병폐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기후 난민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후 재난의 대처와 복구 과정 속에서도 경제력 차이로 인한 격차가 드러나며 기후 인권 문제 또한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제 106회기 총회 주제는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신 16:11, 막 1:15, 행 2:47)입니다. 복음의 능력으로 새롭게 된 교회는 가장 낮은 자리, 고통의 현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곳에서 희생당하는 '작은 자'들 과 함께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를 새롭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며, 세상을 이롭게 하도록 부여 받은 신자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다시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새로워진 교회는 역사를 변혁시키시고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 힘으로 세상을 새롭게 하는 대한예수교장로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복음의 증인,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섬기는 교회와 가정, 일터 위에 날마다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늘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2021년 12월 5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류영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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