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이제 반성문아닌 실행계획서가 필요

[ 환경기획 ] 기후위기 시대, 크리스찬이 사는 법(完-결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11월 26일(금) 17:55
현재 전세계인들의 가장 큰 공통의 관심사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기후위기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의 지도자들이 모여 11월 1~13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했으며, 세계교회협의회(WCC)도 내년 총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기후위기'라고 천명할 정도로 삶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지구를 만들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는 종교계까지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본보도 올 한해 '기후위기 시대, 크리스찬이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환경기획을 연재했다. 이 기획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기사를 쓰기에 앞서 먼저 반성문을 써야 할 것 같은 심정이었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발적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필수적인데 우리는 기사 쓰는데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인근 커피숍에서 사 온 일회용 커피컵을 책상에 쌓아놓기 일쑤였고, 집에서는 쓸 데 없는 포장재 가득한 택배를 매일 같이 주문하고 받는 비친환경적 삶을 살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의 삶은 친환경적이지 않았지만 이 기획을 진행하면서 우리 기자들도 공부하는 마음, 참회하는 마음으로 취재에 임했다.

3월에 게재한 '소고기 섭취가 기후를 망친다고?' 편에서는 가축을 기르며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상의 모든 교통수단의 배기가스보다 많으며, 가축이 내뿜는 메탄은 자동차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보다 인간에게 86배나 해롭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계 인구 가운데 10억 명 가량이 빈곤을 겪고 있는데 인류는 자신들이 기르는 곡식의 50%를 동물을 먹이는데 사용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우리가 생각 없이 먹는 고기가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윤리적 책임감을 느낀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식습관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탄소발자국 줄이기' 편에서는 우리가 생활하면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쉽게 발자국으로 나타낸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에 대해 소개했다. 전자제품의 대기전력만 꺼 놓아도 이산화탄소를 연간 272kg 줄일 수 있고, 일회용 봉투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거나 승용차 요일제를 지키면 각각 13.6kg, 455.2kg씩 이산화탄소가 줄어든다는 사실 속에서 우리는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여기에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해 지역주민과 성도들의 자전거 이용을 독려해오고 있는 상주시민교회와 '탄소발생 헌금'을 통해 몽골 사막화를 막는 기금을 모으는 청파교회의 사례도 소개했다.

'플라스틱 프리 운동' 편에서는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들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미세한 조각으로 갈라져 바다 생물의 몸에 축적되거나 동물들의 식수로 유입되며, 결국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은 최상위 소비자인 인간의 몸 속까지 침투하게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이외에도 △비닐봉투 사용하지 않는 주일 혹은 주간 실시 △일회용품 없는 수련회나 행사 기획 및 시행 △플라스틱 용품을 나무나 유리 용품으로 교체 등 교회가 할 수 있는 플라스틱 프리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쓰레기 대란 위기' 편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콕'이 일상화되고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이 확산되고 이에 따른 택배상자와 각종 포장재 등의 쓰레기 배출량도 급증하는 상황에서 일회용품·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페트병 투명재질 의무화와 재생원료 사용을 촉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 기획을 통해 본보는 독자들에게 계획적인 쇼핑과 착한 소비를 통해 상품의 배송 횟수를 줄이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을 권하기도 했다.

'교회 내 환경호르몬' 편에서는 교회 내에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제품이 상당히 많음을 지적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체류하는 공간에 의자 쿠션, 시트지나 몰딩, 어린이용 매트, 장판 같은 바닥재 등 플라스틱 및 PVC 재질의 제품이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어 단계별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국가가 인증하는 'KC마크'와 환경부의 '환경인증마크'가 부착된 상품을 사야 한다고 안내했다.

'제로웨이스트 운동'편에서는 일상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0(제로)'로 만들자는 친환경 운동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을 소개했다. 기사에서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녹색교회네트워크 소속 교회들과 온라인(Zoom)에서 '교회 안 제로웨이스트 숍 설명회'를 여는 등 이 운동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소개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숍의 한 예로 봉원교회가 지난 4월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친환경 제품 가게를 열고 운영하고 있는 소식을 전했다.

'자발적 불편 감수하는 녹색교회'편에서는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환경 지키기에 앞장서는 신림신양교회와 쌍샘자연교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신림신양교회는 주말농장을 운영해 재배한 농작물을 교우들과 나눠먹고, 성서식물원을 원하며, 숲 속을 걸으며 교인들이 피정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차 없는 주일', '음식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 등도 펼치고 있다. 생태도서관 '봄눈', 게스트 하우스 '돌베개', 야곱의 식당, 무인으로 운영되는 사랑방카페, 카페 2층의 갤러리 등을 운영하는 쌍샘자연교회의 사례도 소개했다.

교회는 창조세계를 지으신 하나님을 섬기고, 이를 지키는 임무를 지닌 공동체이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을 전하거나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는 사역에 비해 환경을 지키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지구와 이 땅의 피조물들을 위해 망설일 시간이 없다. 교회와 성도들은 하나님이 지으신 지구와 이 땅의 피조물을 위한 적극적인 환경지킴이가 되어야 한다. 이제 반성문이 아닌 실행계획서가 필요한 때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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