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도 미디어(매개체)다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1년 11월 29일(월) 15:24
신적인 경험을 하게 하는 교회라는 공간도 무언가를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면에서 미디어에 속한다.
'위드 코로나(living with Covid19)'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방역조치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다.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충분이 검토하고 결과를 예측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여전히 국민들이 협력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그때마다 모두가 정부 정책에 따라 슬기롭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는 우리 사회 어느 영역보다 심한 피해를 입은 곳이 바로 교회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한국교회는 IMF 때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데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전 교단장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전문가 집단의 조언을 받아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교회를 지원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일부 교회들의 일탈 행위로 교회 전체가 욕을 먹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신학자들도 코로나19 시대가 가져올 영향을 예상하며, 교회에 필요한 신학과 전략을 신속히 제공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특히 교회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에도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제 교회는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공간의 개념이 무엇인지 짐작은 되지만, 그래도 필자는 교회의 기본 개념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공간에 의해 얼마나 영향을 받으며 사는지 실감했다. 교회는 우리에게 소중한 공간이라는 사실, '신적인 경험을 하게 하는 미디어(매개체)로서의 성소'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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