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정 총무 "5.18 광주의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 참여 공식 사과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11월 04일(목) 13:57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 참여한 것과 관련 5.18 광주의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 못한 잘못이라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본인의 기도 속에 담긴 사회적 화합에 대한 바람 또한 진실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사적 정당성과 현실성을 얻기에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판단했다.

이홍정 총무는 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18 광주의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 못한 잘못을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유산을 재해석하며, 사회선교운동의 영성과 실천을 비추어 성찰하는 거울로 삼아 왔다"라며, "이 같은 정신을 엄중하게 계승하고 실천해야 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로서, 가해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 참여한 것은, 5.18 광주의 마음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지 못한 중대한 잘못이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이 총무는 "저에게 공적으로 부여된 기회를 선용하여 가해자의 죽음의 자리에서 시대를 향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기도에 담아내고자 하였지만,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 저의 참여 자체가 역사의식의 본질로부터 이탈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하며, "5.18 광주의 마음은 국가장에 반대하였고, 고인이 가족을 통해 남긴 사죄의 마음은 용서와 화해를 이끌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5.18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제 마음에 다시 새기며 그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5.18 광주의 마음을 신앙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며 회생적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해온 모든 분과 이를 계승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2030세대와 동역자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 총무는 향후 투철한 역사의식을 갖고 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5.18 광주의 진실 규명에 힘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홍정 총무는 "향후 이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철한 역사의식과 피해자 중심의 현실인식을 가지고 피해 당사자들, 지역교회지도자들과 현장의 활동가들, 2030세대, 사무국 동역자들과 보다 긴밀히 소통하며 5.18 광주의 진실 규명과 화해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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