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의 선교, 예수님의 연약함의 선교

[ 선교여성과 교회 ] 위드 코로나 시대 선교사명 ③

이병옥 교수
2021년 11월 10일(수) 13:02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39회 선교대회에서 여전도회원이 난민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 한국기독공보 DB
코로나 시대 가운데, 많은 기독교인들이 선교가 멈추었다거나 실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회의 선교는 그랬을지 몰라도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는 코로나 시대에도 진행되고 있으며 결코 실패하지 않았고, 그 이후의 시대에도 선교는 진행될 것이다. 왜냐하면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질이 사랑이시고, 선교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동안 행위를 강조해왔던 우리의 선교도 우리의 존재가 하나님의 사랑의 선교의 결과임을 재발견해야 한다. 요한복음 17장 18~26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송하기에 앞서 먼저 하나님과의 사랑 관계 가운데로 초청했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하나님과의 깊은 사랑의 관계없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할 수가 없다. 이 사랑의 관계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리의 이웃을 향한 사랑을 요구하신다. 하나님의 선교의 중심에 사랑이 있는 한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눈은 온 세상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 하나님의 선교의 참여하는 자로서 계속해서 하나님의 시선을 따라 가야 한다. 역설적으로 코로나는 온 세계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코로나가 강화시킨 언택트 문화조차도 직접적인 접촉을 줄이는 것을 말하지 관계성 자체를 단절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그 연결은 인간과 인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바이러스를 포함한 온 피조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성이 온 세계의 연결성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랑은 인간을 향해서만이 아니라 온 피조세계를 향해야 한다.



# 성육신적 선교-연약함의 선교

예수님의 성육신과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강함이 아니라 연약함으로 사역하셨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도 바울도 예수님의 연약함을 따라 사역하면서,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라"(고후 12:10)이라고 고백했다. 특별히 복음서는 예수님의 복음의 중요한 사건들-탄생, 죽음, 부활-속에 연약한 여인들의 신실한 모습을 부각시킨다. 그들은 힘이 있어서가 아니라 연약한 중에 하나님의 선교에 신실하게 동참했던 것이다.

초대 교회는 연약함으로 선교했고, 그렇게 연약한 모습으로 순교하면서 마침내 로마를 기독교국가로 만들었다. 많은 교회 역사학자들은 교회가 힘을 가진 순간부터 교회가 선교의 동력을 잃고 타락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개신교 선교 초기에 많은 여인들이 기독교인이 됐는데, 그것은 십자가의 복음이 그 연약한 여인들을 구원받을 가치가 있는 인간존재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한글로 쓰인 성경은 이미 기독교가 한자를 쓰는 양반이 아니라 한글을 쓰는 중인들과 여인들을 위한 성경이었다. 문자 그대로 이름이 없던 여인들에게, 기독교는 이름을 주었고, 교회 안에서 사회적 관계 가운데 의미 있는 존재가 됐다. 이처럼 초대 한국 교회도, 초대 교회처럼 수많은 이름 없었던 연약한 여인들이 전도와 선교를 담당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한 데는 세상의 약한 자들을 교회가 계속 품었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교회가 약한 자들을 품는 복음을 정신을 잃었을 때, 한국 교회는 위기를 경험하고 있으며,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세상의 소리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교회의 시선의 약한 자를 향하지 않았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도 들려오는 것이 사실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세상에 육체적, 경제적, 정서적으로 약한 자들이 넘치는 이 시대에 성육신적 선교를 지향하는 우리의 선교의 방향은 약자들을 향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사회·경제적 약자들은 자신들의 소리를 잘 낼 수 없기에 그들의 표정과 삶을 통해 그들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이것은 이웃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과 연결돼 있다. 특별히 전염병 상황에서 초대교회 사람들, 루터, 츠빙글리, 칼뱅, 선교사 헤론 등도 자신들이 전염될 수 있는 위험 속에서도 이웃사랑을 실천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병옥 교수 / 장신대 선교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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