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잃은 한국교회

[ 주간논단 ]

오대식 목사
2021년 11월 09일(화) 08:15
'다윗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A라는 무기와 B라는 무기가 있을 때, A가 B보다 더 위력적인 것이라 해도 단순히 화력만 가지고 전략무기로 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적의 약점을 보고 전략무기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 법칙이 '다윗의 법칙'이다. 다윗은 분명 사울 왕이 준 왕의 갑옷과 투구, 그리고 칼을 가졌지만 그것으로 골리앗을 상대하지는 않았다. 다윗은 화력이 막강한 왕의 칼을 사양하고 시냇가에서 작은 돌멩이 다섯 개를 가져다가 골리앗과의 싸움에 나갔다. 아마도 다윗이 왕의 갑옷을 입고 골리앗을 대면했더라면 다윗은 싸움에서 절대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마라톤 법칙'이란 것도 있다. 대체로 마라톤 시합 중 선수들은 선두그룹과 중위권그룹, 그리고 하위권그룹으로 나뉘는데, 선두그룹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1위권 선수와 2,3위권 선수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다가 대게 35km쯤 지점에서 선두가 바뀐다는 것이다. 2,3위권 선수가 1위권 선수를 따라갈 때는 1위의 선수보다는 그만큼 힘이 덜 든다고 하는데 그 원리를 이용해 승리하는 것을 '마라톤 법칙'이라고 한다. '다윗의 법칙'과 '마라톤 법칙', 이 두 가지 법칙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그것은 개인이든 단체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무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과, 주력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과의 싸움에 나갈 때 가지고 갔던 전략무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돌멩이 다섯 개였다. 그리고 다윗이 더욱 개발했던 주력기술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었다. 다윗은 사울이 왕의 무기를 주었을 때, 그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하면서 화력이 강한 왕의 무기를 버리고 자신의 전략무기를 선택하였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익숙한 무기가 화력이 아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려서부터 주력기술로 개발했기에 그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오늘날 교회는 여러 가지 방법을 총 동원하여 세상과 싸워 이기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그런데 그 무기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크기로, 돈으로, 힘으로, 화력이 강한 무기를 만들어 세상과 싸우려고 하지만 정작 매번 참패를 거듭하고 있다. 이유는 그 무기들이 교회에는 익숙하지 않은 무기들이기 때문이다. 교세로, 돈으로, 정치적 압력으로 싸우려는 것은 교회의 방법이 아니다. 사울 왕의 투구와 검으로는 골리앗을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크다고, 세다고 이기는 것 같으나 죽어가고 있음을 보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교회는 거짓을 버려야 한다. 탐욕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럴 때 교회는 비로소 '믿음'이라는 전략무기를 얻게 될 것이고, 돈의 힘과 정치의 힘을 의지하려는 마음을 버릴 때 교회는 비로소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본래의 주력기술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교회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교회에 맞는 전략무기와 교회만이 가질 수 있는 주력기술을 가져야 한다. 세상과의 싸움을 하기 전에 교회 안에서 먼저 이 싸움이 필요하다.



오대식 목사 / 높은뜻덕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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