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예식 국가장으로 진행

기독교장례예배서 소강석 목사 설교, 이홍정 총무 등 기도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11월 01일(월) 10:19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예식이 지난 10월 30일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서 국가장으로 진행됐다.

기독교장례예배는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은 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의 집전으로 이철신 목사(영락교회 원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등이 참석해 기도했다.

소강석 목사는 설교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회개하신, 또한 역사와 민족앞에 참회의 마음을 표현하신 노 대통령님께서는 이제 하나님의 품으로 가셨다. 하나님의 따뜻하신 품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홍정 목사는 기도에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과 이 마음을 받은 5.18 유가족의 마음이, 우리의 역사를 궁극적으로 용서와 화해로 이끌어가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구원행동의 증표가 되게 해달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역사적 과오와 관련 용서를 구하며 장남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이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 또 본인의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고 또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강석 목사장례예식 설교문 전문.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눅5:31-32)

예수님은 의인을 부르러 오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습니다.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일을 위하여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이 세상에는 의인이 한 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말씀하시기를,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롬3:10)

그러나 오늘 이 시대는 의인이 너무 많아서 자신의 의로움으로 오히려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고 노태우 대통령님께서도 자신이 하나님 앞에 의인이 아니라, 죄인이심을 아셨기 때문에 예수님이 필요하셨던 것입니다.

특별히 노소영 관장님께서 노대통령님께 예수님을 소개시켜 드렸고, 대통령님께서는 길과 진리와 생명 되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지나온 모든 삶을 회개하셨습니다.

성경 누가복음15장을 보면 우리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떠났다가 돌아온 탕자를 무조건 품에 안아주신 탕부의 하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회개하신, 또한 역사와 민족앞에 참회의 마음을 표현하신 노 대통령님께서는 이제 하나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하나님의 따뜻하신 품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실 것입니다.

기독교는 영생의 종교일 뿐만 아니라 사랑과 용서, 평화의 종교입니다. 동시에 기독교는 정의의 종교입니다. 모쪼록 고인의 장례 예전을 기점으로 해서 성경, 시편85:10의 말씀대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과 정의가 입 맞추고 춤을 추는 화해와 통합의 새 역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사랑과 정의의 새 역사가 강물처럼 흘러넘치기를 소망합니다.



이홍정 총무 기도문 전문.

노태우 국가장 영결식 종교예식 기도문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오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회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신 고인을 추념하며, 먼저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은총이 함께 하시므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유가족이 되게 하옵소서.

용서와 화해의 하나님, 우리가 오늘 고인을 추념하며, 이 땅의 민중들이 펼친 주권재민의 역사, 특별히 10.26 사태와 12.12 군사반란 이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민주항쟁 등, 지속되는 신 군부세력의 폭정에 맞선 민중의 투쟁 속에 담긴 고난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규명하고 양심과 진리가 이끄는 역사의 부활을 꿈꾸며, 용서와 화해의 자리로 나가기 위한 선한 노력들이 거듭해서 좌절되고 있는 오늘, 사죄의 마음을 남긴 고인의 죽음을 계기로, 전두환씨를 비롯한 집단살해의 주범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게 하옵소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과, 이 마음을 받은 5.18 유가족의 마음이, 우리의 역사를 궁극적으로 용서와 화해로 이끌어가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구원행동의 증표가 되게 하옵소서.

생명과 평화의 하나님, 우리가 오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고인의 업적을 기억하며, 한반도에서 분단과 냉전, 전쟁과 국가폭력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공존의 한반도를 재창조하기 위해 한마음이 되게 하옵소서. 분단과 냉전이 한반도 역사의 끝이 아니라는 신앙고백 위에 서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치유되고 화해된 한반도,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한반도, 만물의 생명이 풍성함을 누리는 한반도를 회복하고 재창조하는 '희년'의 꿈을 이루게 하옵소서.

역사의 주권자이시며 선한 힘의 원천이신 하나님, 민중을 볼모로 잡고, 반공을 표방하며 전쟁정치를 자행하면서, 주권재민의 가치를 유린하는 모든 불의한 권력들은, 하나님의 입김에 시들고 지는 한낱 풀이나 마른 꽃과 같은 존재요, 하나님으로부터 버려진 타다 남은 재와 같은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살아 역사를 주관하심을 믿는 우리가, 어찌하여 죽을 인생들을 겁내며, 말라 버릴 풀이나 꽃과 같고, 타다 남은 재와 같은 권력을 두려워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모든 역사 속에서 행하신 대로, 한반도에 분단과 냉전을 강제하며 민중을 억압하는 모든 권력자들을 물리치시므로, 구원받은 백성들이 환성을 올리며 기쁨으로 돌아와 하나되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베푸실 구원은 영원하고, 하나님께서 세우실 정의는 넘어지지 않으며, 하나님의 평화는 빛처럼 쏟아져 임하실 것을 믿으며,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 홍 정 목사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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