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실업률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1년 10월 25일(월) 23:39
가을을 넘어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을 지나고 있다. 특히 이번 가을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름옷을 입고 다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날씨였다. 그러다가 하루 이틀 사이에 영하에 가깝게 수은주가 뚝 떨어졌다. 산간 지방이기는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얼음이 얼고 눈이 내렸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를 보면서 가을이 없어졌다며 아우성이다. 이같은 기후 변화의 원인을 놓고 창조질서를 무시한 인간 욕망의 결과라고 반성도 하지만 여전히 '나'와는 무관한 일로 가볍게 생각하며 터부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은 여름에 흘린 땀의 열매를 거두는 계절이기에 풍성함을 기대한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저마다의 색깔을 뽐내며 익은 과일과 곡식을 거두기 위해 농부의 일손이 바쁜 계절이 가을이다. 여름에 흘린 땀을 영양분으로 섭취하고 맺은 열매를 거두는 추수를 마치면 지난 1년의 결실에 감사하는 감사의 절기를 맞이한다.

한국기독공보 아카이브를 통해 '추수감사주일을 언제 지킬 것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논쟁을 했던 기사(지난 10월 16일자 11면)를 살펴보았다. 추수감사주일을 전통적으로 지켜온 11월 셋째주일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우리사회가 변화했고,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 명절인 추석을 전후해서 추수감사주일을 지키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맞섰다.

아무튼 수확의 기쁨을 하나님께 돌리고 이웃과 나누자는 데에는 모두가 같은 생각이다. 이러한 감사의 계절에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 또한 돌아봐야 할 것이다. 가을이 추수의 계절임과 동시에 '취업'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퇴색했듯이 최근들어 가을 취업 또한 이전과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가을이면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이 일자리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조금 늦은감은 있지만 우리사회는 이맘 때가 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내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하는 진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풍경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기업들이 수시로 필요한 만큼의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있지만 취업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취준생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중에도 청년 실업률은 한계점을 넘고 있다. 이미 경제력을 읽은 청년들을 3포 5포, N포세대로 지칭한 것이 오래전 일이 됐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기초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 연평균(2010~2020년)이 0.76%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 비교를 위한 자료이고 실질적인 실업률은 더욱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청년실업은 단순하게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문제이고, 각 가정의 문제요, 희망찬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러한 높은 실업률이 우리사회만의 문제인가? 한국교회 입장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이 답이다. 교회내의 교우들의 문제이고 청년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업자의 증가는 매년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는 목사후보생과 목사 임직자의 문제이다.

한국교회 교세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정국은 한국교회 교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를 둘러싼 모든 여건이 긍정적이지 못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20년 12월 31일 현재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전체교인이 전년대비 11만 4000여 명이 감소했다. 전년도에도 4만 7000여 명이 감소했다. 290만 명에 육박하며 교세 최고 정점에 도달했던 때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10여 년 사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전체교인은 50만 명이 감소했다.

그런데 목사수는 2020년 12월 현재 전년대비 275명, 2019년 12월 현재 전년대비 269명이 증가했다. 교회수 증가 또한 둔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세 감소, 교회수 정체 그런데 목사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상적이지 않다. 우리사회 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이 사회적 걱정거리가 되듯이 한국교회는 목사실업률을 걱정해야 할 때다.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 '목사실업률'은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위기가 반영된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박만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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