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어떻게 세상의 빛이 되는가?

[ 크리스찬영화보기 ]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을 보고

김지혜 목사
2021년 10월 20일(수) 09:14
넷플릭스 콘텐츠'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흥행작이 되면서 다양한 말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우리네 추억의 게임을 전 세계 너나 할 것 없이 즐기게 되고 자본주의 경쟁의 폭력성에 대한 비판이 회자되는 한편, 교계에서는 반기독교적 정서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다. 아예 보지 말아야 한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겸허히 성찰하며 돌이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러한 논의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만의 문제도 아닌 듯하다.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에서 다원화되고 세속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교회와 신앙인들이 겪곤 하는 문제들을 이미 다루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은 오늘의 복잡한 사회구조적 현실 가운데 기독교 신앙의 가치와 신념을 지키며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지 고민하는 신앙인에게 생각할 것들을 전해준다.

데이빗 힐 목사가 섬기는 150년 전통의 성 제임스 교회는 대학 캠퍼스 내에 있다. 새로 구성된 학교 이사회는 교회가 캠퍼스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한다. 수정헌법 제1조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를 명분으로 삼지만 실상은 낡고 허름한 교회보다 학생의 편의시설 등이 있는 게 경영 상 낫다는 실리적 계산이 뒤에 있다.

이사회에 법적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놀랍게도 목회자 데이빗이 신앙적으로 흔들린다. 그밖에도 신앙적으로 혼란스럽거나 기독교에 반감이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교회에 방화를 촉발한 애덤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어머니를 정죄하는 신자들에게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난 적이 있다. 데이빗의 형 피어스는 목회자 자녀이자 모태신앙인이지만, 청년기에 찾아온 질문과 의심을 가족들이 수용해주지 않자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가족과 신앙으로부터 떠난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영화는 비기독교인 학생들을 통해 교회의 이미지가 고루하고 이기적이라는 가슴 아픈 현실을 보여준다.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은 교회 공동체와 기독교인들에게 상처를 받거나 고난을 겪으면서 신앙이 흔들리는 이들의 사연을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지만, 신앙과 비신앙의 경계를 넘어서고 종교의 형식과 틀을 벗어버리며 사랑과 용서, 평화와 화해, 섬김과 희생이라는 기독교 가치의 핵심을 탈종교화 시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는 신앙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확신과 기독교 공동체가 살고 있는 더 넓은 사회문화적 맥락 사이의 관계를 이해"(R. 티먼)하며 비기독교인들도 설득할 수 있도록 세상 속에서 성숙한 신앙인으로서의 공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 갤럽에서 2021년 한국의 종교 현황을 발표했다. 2~30대 청년들의 탈교회 현상, 탈제도종교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비종교인의 기독교 호감도는 2004년 12%에서 6%로 줄었다. 올해 교단 총회 통계에 의하면, 우리 교단을 포함해 주요 6개 교단의 교세가 40만 가까이 줄었다. 이는 지난 2년 치(2018~2019)보다 많은 수치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더욱 팽배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번 106회기 총회 주제는 비욘드 코로나(Beyond Corona) 시대를 맞아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로 정해졌다. 그렇다면 이 일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3: 어둠 속의 빛'이 실마리를 제시한다. 말씀대로 사는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4, 16)



김지혜 목사/솔틴비전센터장·평화나루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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