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벗어난 정기총회, 6·25전쟁 이후 코로나가 처음

[ 여전도회 ] 역사전시관에서 찾은 정기총회의 기록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1년 10월 08일(금) 18:19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85회 정기총회. / 한국기독공보 DB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정기총회가 지난해 제85회에 이어 이번 제86회 총회도 9월 이후로 연기됐다. 정기총회가 8월말이나 9월이 아닌 시기에 열린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한국전쟁 전후 기간뿐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86회 정기총회는 지난 9월 2일 예정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의 지속으로 10월 12일로 연기했다. 제85회 정기총회도 코로나19로 연기돼 2020년 12월 7일 개회했다. 정기총회는 그동안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돼 왔지만, 제85~86회 총회는 당일 일정으로 축소됐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헌장 제7장 회의 제22조(총회)는 "정기총회는 매년 9월에 개최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을 만큼, 9월이 아닌 시기에 정기총회 개회는 이례적이다. 여전도회 총회 역사상 1984년 49회 총회 이후로 총회 개회가 9월을 벗어난 것은 지난해 85회 총회가 처음이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1956년 21회부터 1983년 48회 총회까지 8월 말부터 9월 사이에 정기총회를 가져왔다. 6.25전쟁 전후에 4월이나 6월에 개최하기도 했지만, 그 외의 정기총회는 모두 8월말이나 9월에 열렸다.



# 역사전시관의 정기총회 기록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2019년 7월 여전도회관 1층에 개관한 여전도회 역사전시관을 방문하면 과거 정기총회의 역사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여전도회 역사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여전도회의 상징 설명에 이어 제10회 여전도대회 사진을 볼 수 있다. 1938년 9월 평양 숭은성경학교에서 50명의 총대가 모인 제10회 총회 사진과 관련해 역사전시관은 '일제의 핍박과 신사참배 강요로 인한 수난기의 제10회 여전도대회'라고 전시하고 있다.

여전도회는 1898년 평양 널다리골교회(장대현교회 전신)에서 63명의 여성도들이 모여 시작된 후, 1928년 전국 연합 조직을 이루고 매년 정기총회를 가져왔다. 1937년 제10회 연합대회(정기총회) 평양 서문밖예배당에서 모일 예정이었으나 일본 경찰의 탄압으로 모이지 못했다. 결국 이듬해 숭은성경학교에서 10회 총회가 열렸다. 여전도회 124년 역사상 회집되지 못한 정기총회(연합대회)는 1937~1952년 사이 일제의 국권 침탈이나 6.25전쟁 등의 영향으로 단 8차례 뿐이었다.



# 화해의 역사 기록된 총회 보고서

여전도회 역사전시관에는 1968년 일본 기독교단이 기증한 화해의 앨범과 함께 1969년 9월 영락기도원에서 열린 제34회 정기총회의 보고서가 전시돼 있다. 보고서는 일본기독교단에서 단장 하시모토(橋本うホ) 목사 등을 맞아 화해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기독교단 일행 내한 6명을 맞이하여 예장, 감리, 기장 등 3교파가 각각 분담해서 시내 관광, 학교 견학, 예배 안내, 좌담회, 환송회 등을 가졌으며 그 결과로 모든 감정은 주 안에서 녹아지는 느낌을 가졌을 때 우리 주님 사랑 안에는 숙적 일본 사람도 하나가 되는 것을 피차 체험했으며 이것을 계기로 해서 타교파와의 친선을 도모하게 된 것을 감사한다."

이번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86회 정기총회에도 화해와 화합의 의미가 주목받는다. 지난 두 회기 동안 여전도회관을 둘러싼 문제로 일부 지연합회가 협력을 중단하고, 제84회·제85회 정기총회와 관련한 소송도 제기됐다.

다행히 제86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모든 연합회는 협력중단을 철회했다. 상회비 납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임원회는 지난 9월 30일 긴급임원회에서 이번 제86회 정기총회를 '화합의 총회'로 진행하겠다는 다짐 아래, 모든 연합회의 총대 인준을 결정했다.

여전도회원들은 수차례 열린 총회 준비기도회에서 모든 연합회의 화합을 기도했다. 회원들은 지난 5일 총회 오리엔테이션에서 "제86회 정기총회를 통해 72연합회가 다시금 하나 되어 회복과 소망을 되새기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선교·교육·봉사의 목적사업을 통해 72연합회가 일치단결해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적극 동참해 한국교회의 구심점이 되길 소망한다"라고 기도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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