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부활신앙

[ 주간논단 ]

오대식 목사
2021년 10월 12일(화) 08:45
목회를 하면서 매우 안타깝게 느끼는 점 하나는 예전에 비해 부활신앙에 대한 강조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저 부활절을 전후하여 한 두 차례 설교할 뿐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신앙의 뿌리인 십자가 죽음의 신앙과 부활 신앙의 강조가 많이 사라졌다.

한 사회의 국민소득이 1만 5000불이 넘으면 종교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는 종교사회학 이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국교회는 이제 부자가 되어서 그런지 교회 안에서조차 내세의 소망보다는 현세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부활을 잊고 이 땅에 초점을 맞추는 사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다.

첫째, 부활신앙은 생명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생명이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죽음 앞에서 너무 절망적이다. 부활신앙을 잃으면 이렇게 죽음 앞에서 절망하고 낙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님이 주시는 생명은 죽음을 이긴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살기 때문이다.

둘째, 부활신앙은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악이 지배하는 것 같은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선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나 선은 악에게 힘없이 무릎을 꿇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예수님은 악한 사탄의 시험을 부활하심으로 멋지게 이기셨다. 예수님은 부활하심으로 악을 한 번에 제압하셨고 결국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셋째, 부활신앙은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은 미움에 의해 죽으셨다. 유대인들의 미움, 유대교 지도자들의 미움, 헤롯 왕의 미움으로 죽으셨다. 미움은 사람을 죽게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사랑하셨다. 그들의 미움을 똑같은 미움으로 대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자신을 미워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죄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하셨다. 상대의 미움에 사랑으로 대하신 예수님은 결국 승리하셨다. 사랑은 언제나 미움을 이긴다.

마지막으로, 부활신앙은 진실이 거짓을 이긴다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은 유대교 지도자들의 온갖 거짓 증언에 의해 죽으셨다. 그들은 죄 없는 예수님을 죽이려고 거짓 모의를 한 사람들이다. 진실하게 사셨던 예수님은 이렇게 거짓 된 사람들에 의해 죽으셨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이는 진실이 거짓을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거짓이 이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인하여 진실이 거짓을 이긴다는 것을 보여 주셨다.

악과 미움과 거짓이 판치는 세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교회 안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교회에서조차 악이 선을 이기고, 미움이 사랑을 이기고, 거짓이 진실을 이긴다면, 교회는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악과 미움과 거짓으로 운영되는 교회는 그래서 커도 문제고 커지면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모두가 다 회복을 말한다. 그러나 교회의 회복은 부활신앙의 회복 밖에는 없다. 생명이 죽음을 이긴다는 것,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것,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는 것, 진실이 거짓을 이긴다는 것, 그것을 증명하는 교회를 세우고 싶다.





오대식 목사 / 높은뜻덕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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