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근 목사

2021년 09월 28일(화) 08:39

성경에 나오는 백 수십가지의 식물 중에 하나님께서 기도할 때 들고 기도하라고 친히 말씀하신 식물 네 가지가 있다. 바로 아르바미님, 히브리어로 '네 가지의 식물'이란 뜻이다.

"첫날에는 너희가 아름다운 나무 실과와 종려 가지와 무성한 가지와 시내 버들을 취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칠일 동안 즐거워할 것이라"(레23:40).

초막절에 주신 말씀이다. 초막절은 출애굽의 절기로 유월절과 칠칠절에 이어 유대인의 3대 절기다. 사실 유대교는 출애굽의 종교다. 애굽에서 인도해 낸 하나님은 그 구원의 하나님을 평생에 기억해야 하는 장치로 3대 절기를 지키라 명령하셨다.

지금 네 가지 식물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유대인의 초막절이다. 유대인의 초막절과 우리의 추석은 매년 같은 날이다. 보름달에 추석과 초막절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세 절기 중 초막절이 가장 크며, 그냥 명절에 하면 바로 초막절을 말한다.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가라사대…"(요7:37)

유대인들이 초막절 준비에 가장 정성을 들이는 것은 바로 아르바미님이라는 네 가지의 식물을 준비하는 것이다. 네 가지의 식물을 고르는 일은 초막절의 정성이다. 돋보기로 흠없고 정결한 것을 찾는다. 그리고 초막절 내내 매일 아침 동서남북을 향하여 네 가지 식물을 흔들며 기도한다.

그럼 왜 하나님은 기도할 때 네 가지 식물을 취하여 기도하라 하셨을까. 이 네 가지 식물들은 광야 40년 길에 만난 대표적인 식물들이다.

유대인들이 초막절에 들고 기도하는 식물 네 가지는 '에트로그(아름다운 과실)', '룰라브(종려나무 가지)', '하다심(무성한가지)' 그리고 '아라봇(시내버들)'이다. 초막절 내내 아침마다 이 네 식물을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흔들며 간절히 기도한다.

첫 째로 '에트로그'는 아름다운 나무 실과로 향이 좋고 맛이 좋은 아름다운 과실을 상징한다. 에트로그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풍성한 삶을 상징한다. 둘째가 '룰라브'로 종려나무 가지는 광야생활 40년을 상징한다. 광야를 지나며 만났던 오아시스 샘가에 반드시 심겨진 나무다. 광야의 오아시스는 기쁨과 안식이다. 셋째가 '하다심'으로 무성한 가지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상징한다. 가나안 땅의 물이 있는 곳에는 어디서나 이 '하다심'의 무성한 가지가 자란다. 넷째가 '아라봇'으로 버드나무는 요단강을 건넌 기적을 상징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건넜던 시냇가다. 지금도 광야에 냇가가 있으면 그 가에 반드시 버드나무가 자란다.

이렇게 초막절에 들고 기도하는 네 가지 식물은 네 종류의 유대인들의 신앙을 상징한다고 한다. 유대인을 만나면 누구나가 이 교훈을 이야기 한다. 유대인의 모세오경 주석책인 미드라쉬에서 한 말이다. '에트로그(아름다운 나무 실과)'는 토라를 배워 아는 것도 많고 행함도 있는 유대인을 말한다. 가장 배워야 할 사람이다. '룰라브(종려나무의 종려열매)'는 맛은 꿀처럼 달지만 희한하게도 향이 없다. 이는 토라를 배워 지식은 있지만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행함이 없는 유대인을 말한다. '하다심(무성한 가지)'은 향은 있으나 맛이 없다. 이는 토라를 배우지 않아 지식은 없지만 행함은 있는 유대인이다. 말씀을 배우지 않은 것이 아쉬운 유대인이다. '아라봇(버드나무)'은 향도 없고 전혀 맛도 없는 식물이다. 토라를 배우지도 않고 행함도 없는 유대인을 말한다.

초막절의 8일 째 되는 끝날에 유대인들은 이 네 가지 식물을 땅바닥에 힘껏 내리친다. 고를 때는 온갖 정성을 다해 마련하지만 초막절 8일 째가 되면서 바싹 마른 이 네 가지 식물들을 바닥에 힘껏 내리치며 호산나를 외친다. '호쉬 아나' 즉 "우리를 구원하소서."

유대인들에게 아르바미님이 있다면 우리 크리스찬들에게는 십자가가 있다. 십자가에 달려 단번에 인류를 구원하신 그 예수님의 상징이 바로 십자가다.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 유대학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