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회 총회, 막말도 고성도 없는 친절한 총회

[ 총회기획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9월 26일(일) 23:22
A목사는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기분이 별루다. 지난 총회에서 헌법 해석에 대한 질의를 했고, 의견을 냈을 뿐인데 여기저기서 "앉아!" "그만해!" "말하지 마!" "의장 진행이요!" 라는 고성과 막말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총회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와 교단이 나아갈 미래의 방향과 해답을 찾는 시간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서로 방어하고 공격하려는 식의 부정적인 소통은 결국 불통이고, 싸우자는 것 밖에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해마다 총회에서 없어져야 할 구태로 꼽히는 요소 중 하나가 '막말'과 '고성'이다.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하는 말'이라고 한다. 삿대질 하면서 "너가 틀렸어!"라고 호통 치는데 "네 맞습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교단의 방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논쟁은 필요하지만 소모적인 공방이 지속된다면 막말은 더 격렬해지고 고성은 회의장에 울려퍼지게 될 것이며 급기야 상상도 해서는 안되는 일, '파행'으로 치닫게 될까 두렵다.

이번 제106회 총대로 참석하는 평북노회 B목사는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막말을 하는 총대들의 성숙하지 못한 태도도 지적받아야 하지만 회의 인도자들도 법과 규칙을 제대로 숙지해야 한다"면서 "소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예민한 사안일 경우 특히 의장이 안건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절차와 순서에도 차질을 빚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고 제안했다. B목사는 특히 "정치적인 논리와 이해가 맞지 않는다고 발언자에게 야유를 보내고 놀리는 행위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차례에 걸쳐 발언권을 요구하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순천남노회 총대 임한섭 목사(복음사랑교회)는 "논리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소리만 크게 발언하면 시간만 초과되고, 결국 다시 발언권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보니 회의장이 혼란스럽게 된다"면서 "3분이나 6분 안에 자신의 정리된 의견을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권에 대해 일부 총대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서울노회 총대 양의섭 목사(왕십리중앙교회)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일부 노회와 지역의 사람들에게만 주목하지 말고 좌에서 우로, 밑에서 위로 골고루 발언권 부여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총회 때 마다 고성과 막말 등 몇 번 이상의 제재와 지도를 받으면 다음 회기에 총대로 나오지 못하게 하거나 벌금이나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첨언했다.

총대님들, 막말과 호통은 TV에서만 보게 하시고 교회에서는 나와 다른 우리를 인정하고 서로 포용하는 총회를 보여주세요. 제106회 총회 '고성'없는 총회 '막말'없는 총회 '발언권'도 친절한 총회 기대합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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