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와 과학적 무신론의 극복

[ 주간논단 ]

김명용 총장
2021년 09월 27일(월) 09:13
오늘날 세계교회는 심각하게 붕괴하고 있다. 기독교의 상징적인 국가였던 영국은 이미 무신론적인 국가에 가까운 나라로 바뀌었고, 세계 기독교의 마지막 보루로 보였던 미국 교회의 상황도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진보적인 신학을 갖고 있던 교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심각하게 붕괴했고, 이제는 바이블 벨트의 기독교도 심각한 붕괴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학자들의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핵심은 세속화이다. 교회가 세속화의 강력한 흐름에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속화는 현재 제일세계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곧 제삼세계에도 강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학자들은 예상한다. 한국교회가 힘을 다해 선교하고 있는 제삼세계의 교회들도 지금은 성장하고 있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세속화의 거대한 태풍에 부딪힐 것이고, 위기를 맞을 것이다.

오늘날 세계교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세속화를 극복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세속화는 두 개의 중심 흐름이 있다. 그중 첫째는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 흐름이다. 행복과 쾌락이 세상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교회의 길은 기쁨의 신학, 기쁨의 복음을 강력하게 발전시키고 전파하는 것이다.

세상의 쾌락은 얼마 가지 않아 허무에 휩싸인다. 세상 행복은 세상의 무서움 때문에 파괴되고, 행복 대신 두려움이 사람들을 지배한다. 기쁨의 신학, 기쁨의 복음은, 번영의 신학이나 번영의 복음이 아니다. 기쁨의 복음은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한 복음이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해 받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복음이다. 죽음이 만드는 허무까지도 하늘의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복음이다. 교회가 기쁨의 요람이다. 교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을 설교하고 가르쳐야 한다.

세속화의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은 과학적 무신론이다. 이 과학적 무신론의 중심에는 무신론적 진화론이 있다. 1986년 영국 옥스퍼드(Oxford)의 생물학자 도킨스(R. Dawkins)의 '눈먼 시계공'(The Blind Watchmaker)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세계가 하나님에 의해 설계되었다는 기존의 유신론적 세계관을 혁명적으로 파괴하는 책이었는데 300만 부 이상 팔리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다. 이어서 1988년 출간된 호킹(S. Hawking)의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는 우주론적 시각에서 하나님의 창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책이었는데 무려 1000만 부 이상 팔리는 세계를 흔든 저술이었다.

영국의 교회가 호킹이나 도킨스와 같은 무신론적 진화론자들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고 또 파괴되고 있는 현실은 이 과학적 무신론의 심각성을 잘 나타낸다. 미국의 지성인들과 젊은 세대에 놀라울 정도로 기독교인들이 심각하게 줄게 된 데에도 이 과학적 무신론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미국의 템플턴(Templeton) 재단이나 디스커버리 연구소(Discovery Institute)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칭찬해야 한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아직은 너무 약하다.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적인 재단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제 한국교회만의 교회가 아니다. 21세기 세계교회를 살리고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는 교회이다. 세속화를 극복하는 기쁨의 신학, 기쁨의 복음을 발전시키고 전파해야 한다. 그리고 호킹과 도킨스로 상징되는 과학적 무신론을 바르게 극복하는 길을 속히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힘써 선교한 제삼세계의 교회들까지 세속화의 태풍에 무너지는 비극이 올 수 있다. 세계의 선교지가 제삼세계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과학적 무신론을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싸움터가 세계교회의 존망이 걸린 선교지이고 싸움터이다.



김명용 목사 / 전 장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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