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출구 전략

[ 목양칼럼 ]

임정수 목사
2021년 09월 29일(수) 08:13
코로나19가 '우한 폐렴'이었던 시절, 국내 첫 확진자가 2020년 1월 20일 나타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런가 보다 했다. 우리의 피부로 와 닿았던 것은 한 달 후쯤, 2월 18일 31번 확진자였던 대구 신천지교인의 동선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이때도 이 사태가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건이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그 후 2년 여의 시간이 지났고, 코로나19는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이제는 그토록 기다리던 백신도 나왔다. 여러 부작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도 10월이면 2차 접종률 70%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도 조심스럽지만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2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모두들 천지가 달라졌다고 말하며, 어떤 이는 악몽을 꾼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차라리 악몽이었다면 싶지만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다. 특별히 교회의 타격은 실로 어마 어마하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멈추었고, 새가족 등록은 거의 사라졌으며, 작년과 올해 세례자 숫자가 엄청 줄어들었다. 예배의 축소는 물론이고, 전도와 선교는 꿈도 꾸지 못하며, 구역회도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 실추이다. 방역지침 시비의 문제로부터 광화문 집회까지, 거기에 더해 신천지 이단교회와 건전한 교단의 교회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네티즌들과 언론의 교회에 대한 과도한 비난까지 맞물려, 교회는 더 큰 타격을 맞게 되었다. 지난 8월 발표된 우리 교단 교세 감소의 충격적인 숫자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재현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얼마 전 주일예배에 한참을 나오지 않는 한 중직자와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영상 예배를 잘 드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이렇게 온라인 교인으로 정착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몇몇 목사님들과 코로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문제는 크게 3가지였다. 예배가 무너지고, 구역회와 각종 모임 등의 교제가 무너지고, 다음세대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떤 목사님들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영상 중계를 끊는다고도 했고, 어떤 목사님은 오히려 영상과 온라인을 목회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거라는 말도 했다. 코로나에 대한 대처가 개교회마다 다르듯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교회를 세워나가는 방식이 교회마다 다를 것이다. 내년도 정책당회를 준비하며, 2022년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이다. 내년은 올해와 다르리라 기대하지만, 얼마나 다를지, 어떻게 다를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은 깊어간다.

그러나 목사님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분명한 결론은 있었다. 바로,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만들어 가신다는 것과 우리는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자명하다. 복음전도와 이웃 섬김이다. 본질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우리는 이제 이 시대와 소통하며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먼저 좋은 전통을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예배가 회복되고, 모임이 회복되고, 교제가 회복되어야 한다. 다시 예전처럼 열심히 모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 것도 있으리라. 온라인에 익숙해 버린 일부의 성도들, 또는 다음세대들을 위해 온라인 사역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공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교회의 이미지 쇄신이다. 사람들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 감동한다. 한국교회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는 좋은 포스트 코로나 계획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나님은 여전히 교회를 통해서 일하신다.



임정수 목사 / 포항대도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