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자의 유형

[ 가정예배 ] 2021년 9월 22일 드리는 가정예배

박청일 목사
2021년 09월 22일(수) 00:10
박청일 목사
▶본문 : 마가복음 14장 50~54절

▶찬송 : 272장



우리는 흔히 성경의 인물들은 성공과 승리의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은 전형적인 실패자의 유형을 보여주는 사람들이었다.

본문에서 발견되는 첫 번째 실패자의 유형은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사람이다. 본문의 제자들은 예수를 따르겠다고 결심했으나 예수님을 잡아 십자가에 죽이러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다가오자 아무런 시도도 하지 못하고 포기하고 도망가 버렸다. 우리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단념한다. 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본문의 제자들도 칼과 몽치를 들고 온 무리를 12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오늘 제자들이 그 상황에서 뭔가를 시도해봤자 분명 실패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실패는 결코 그냥 실패가 아니라 엄청난 승리 이상의 영광스럽고 거룩한 실패였을 것이다. 우리는 실패와 함께 성장하며 그것이 쌓여져 이뤄지는 것이 성공임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다. 성서학자들은 본문의 청년을 가리켜 마가복음을 기록한 마가요한이라고 추정한다. 마가요한은 도망치는 제자들을 뒤로하고 예수님을 열심히 뒤따라갔다. 그러나 얼마 못가 무리들에게 사로잡히는 위기를 겪게 되자 알몸으로 도망쳤다. 다른 사람과 달리 뭔가 시도를 했으나 닥쳐온 위기와 어려움 앞에 그만 중도 포기하고 도망치고 말았다. 그는 훗날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선교여행을 떠났을 때도 중도 포기하고 예루살렘으로 되돌아왔다. 우리 역시 마가와 같은 유형의 실패를 하는 경우가 있다. 뭔가 거창하게 시도했지만, 어려움에 봉착하면 금세 절망하고 급기야 포기하고 돌아선다. 그러나 주님은 마가 같은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바꾸신다. 마가는 역경과 시련 앞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바울과 함께 감옥까지 가게 된다(골4:10). 마가를 변화시키신 주님은 우리가 시련과 역경을 통해 성장해가는 사람으로 변화되길 원하신다.

세 번째는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는 사람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마지막까지 따라갔던 제자였다. 그는 대제사장의 집 안까지 예수님을 따라 들어가 불을 쬐며 예수님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자신은 주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것 때문일 것이다(29절). 그러나 그는 여자의 심문에 넘어가 예수님을 부인했고 닭이 울자 실패자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베드로처럼 호언장담하며 자신감과 우월감에 젖어서 뭔가를 이룩해가다가도 마지막 순간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성령이 강림하신 후 겸손의 사도로 변했다. 그는 예루살렘 교회의 수장이었지만 겸손히 내려놓고 사마리아와 소외된 지역인 룻다와 욥바에 가서 복음을 전했다. 교만한 마음을 내버리고 겸손함으로 무장되어 마지막 순간까지 무너지지 말고, 하나님의 능하신 손이 나를 높여주는 사람들이 되길 소망한다.



오늘의기도

우리의 삶 가운데서 교만한 마음을 내버리고 겸손함으로 무장하여 삶에서 실패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박청일 목사/연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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