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 낙태 금지...복음주의 기독교인 찬성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9월 06일(월) 07:31
미국 텍사스주에서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낙태제한법이 시행되면서 미국 내에서 찬반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미국 대부분의 주는 지난 1973년 낙태법을 보장하는 판결에 따라 임신 23~24주 이후의 낙태만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주가 시행에 들어간 일명 '심장박동법(Heartbeat Bill)'은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한 것으로 임신 6주 이후로는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 등 어떤 경우라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낙태죄에 대한 정치권 논쟁은 뜨겁다. 동성애 문제와 함께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대표적 정치 사안으로, 표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내 낙태는 특히 보수주의자와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대체로 공화당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의 공화당 주지사 그레그 애보트는 "우리의 창조주께서는 우리에게 생명의 권리를 부여했지만 매년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낙태로 인해 생명권을 잃고 있다"면서 "텍사스에서 우리는 그 생명을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낙태권을 지지해온 여성과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성들은 "잔인하고 극단적"이라면서 "헌법에 위배되는 '낙태금지법'으로 인해 가임기 여성이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도 낙태권 보장 법안을 처리해 텍사스주 법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연예계에서도 텍사스주 법에 반대했다. 배우 케리 워싱턴은 SNS에 "우리는 우리의 건강과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텍사스 여성들과 함께 하는 청원 운동 서명을 요청했고 리스 위더스푼, 에바 롱고리아, 두아 리파, 세인트 빈센트, 핑크 등 100여 명의 인기 배우와 팝스타들이 낙태권 보장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그러나 미국의 보수 성향 주들이 텍사스주를 모방한 주법 마련에 나서고 있어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칸소,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다 등에서 공화당 인사들이 텍사스 주법을 반영해 주법을 검토하거나 개정할 것임을 시사했고, 켄터키, 루이지애나, 오클라호마, 오하이오 등도 이를 뒤따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 후 여전히 대안 입법을 마련하지 못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낙태를 반대하는 기독교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낙태법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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