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갈등, 용서가 해결의 열쇠

[ 주간논단 ]

전학수 장로
2021년 09월 07일(화) 08:07
하나님께서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용서라는 선물을 주시고, 또한 받은 은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라는 의미에서 섬기고 베푸는 권한을 맡겨주셨다. 그러나 우리는 화해와 용서의 직분을 충실하게 감당하지 못해 기독교공동체 안에서 각종 고발과 고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를 해결하고 올바른 신앙공동체 수호를 위해 만들어진 교회의 재판, 즉 당회의 재판과 노회의 재판과 총회의 재판은 용서와 화해를 기조로 중재하기 보다는 치리와 권징에 몰두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책벌을 통해 교회와 목사와 성도를 도덕 및 영적 사건에 대하여 그리스도의 법에 따라 복종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재판의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고 갈등이 조정되기는커녕 사회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만큼 진흙탕 싸움을 양산시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교회재판이 신뢰를 잃어가며 결과에 불복종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사회법정으로 사건이 재생산 확대가 된다. 교회와 성도의 분란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당연한 의무를 파기하고 전도의 문까지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범이 되지 못함으로써 빛과 소금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불순종의 행위이다.

교회재판은 화해와 신앙공동체 회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선교를 진행하며 잃은 양들을 선한 길로 인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고소와 고발로 싸움을 하며 애써 인도한 양을 다시 잃어버리고 있다. 교회 내 일치와 화합의 문제는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인간공동체 안에서 갈등이 있고, 다툼이 있고, 시기가 있고, 분쟁이 있고, 싸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구현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교회공동체는 지금보다 더욱 화평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로 진일보 할 것이다.

우리가 용서 못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베드로가 예수그리스도에게 용서의 한계를 물으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고 말씀하셨다. 용서의 무한계성을 강조한 말이다.

작금의 교회재판의 현실을 보며 어떤 방법이 다툼과 권징을 함에 있어 합리적인지 권면하는 결정적인 성경구절이 있다. 마태복음 18장 15~17절이다.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겨라."

권징의 순서로 우선 화해하고, 그래도 안 되면 교회의 재판을 받고, 그래도 안 되면 '세상사람' 취급을 하라는 의미다. 교회 내 갈등과 다툼의 해결은 당사자의 화해가 우선이다. 그리고 용서가 우선이다.



전학수 장로 /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진주대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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