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중심에 서는 교단

[ 주간논단 ] - 총회주일을 맞이하여

류영모 목사
2021년 08월 31일(화) 08:24
140년 전 이 땅은 5000년 역사 가운데 가장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일본의 식민지배야욕은 점점 노골화 되어갔고, 결국 1910년 경술국치(庚戌國恥) 한일합방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비극의 역사를 기어이 견디라 말씀하시듯 성령이 이 땅에 임하셨다. 1903년 여름 원산 바닷가에서 하디 선교사로부터 시작된 회개운동은 삽시간에 한국 강토를 뒤덮었다. 1907년 1월 평양 장대현교회에, 같은 해 2월 서울의 승동교회에도 성령께서 임하셨다. 그 부흥의 물결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마침내 1912년 9월 1일 제1회 예수교장로회 조선총회가 개회되었다. 그리고 올해 9월 28일 제106회 총회가 한소망교회에서 개회된다. 주제는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이다. 우리 총회는 제104회기에 이후 4년간의 대주제를 '복음'으로 정하였다. 이는 위기의 시대를 뚫고 갈 마스터 키가 오직 복음뿐이기 때문이다. 희망이 없는 세상에 희망의 노래는 오직 복음뿐이다.

자랑스러운 우리 교단은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중심에 서있다. 복음주의신앙과 에큐메니칼정신은 한국교회를 든든히 떠받치는 두 기둥과 같다. 보수적 신학의 교단과 진보적 신학의 교단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더라도 우리 교단은 그 중심의 길을 올곧게 걸어갈 것이다. 그것이 성경적인 길, 예수님이 가신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미국 북장로교회, 호주 빅토리아 장로교회, 미국 남장로교회, 캐나다 장로교회 등이 전해준 복음으로 우리 교단은 넘치는 은혜를 받았다. 역사에 유래 없는 부흥을 맛보았다. 그 역사의 중간 우리 교단은 몇 번의 아픈 분열을 겪기도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 교단과 선교사들은 예외 없이 우리 교단과 함께 했다. 그들이 세운 학교와 병원, 선교자산들을 우리 교단에 남겨주었다. 그것은 우리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지지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제 우리 교단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필자는 어릴 적부터 이렇게 균형 잡힌 신학의 스펙트럼을 가진 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그 뜨거운 믿음으로 목사가 되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우리 교단은 중심에 서있는 교단이다.

우리 교단은 매월 9월 첫째주일을 총회주일로 지킨다. 그것은 1912년 9월에 시작된 제1회 총회를 기념하며 우리 교단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총회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함이다. 다가오는 9월 5일 총회주일을 지키며 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총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아니 총회를 넘어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 각각의 지교회가 나무라면, 그 나무들이 모인 숲은 총회라 할 수 있다. 나무들이 모여 숲이 되고, 숲은 나무를 지킨다. 그런데 숲의 한쪽이라도 병충해가 시작되면 숲속 다른 나무들의 생명도 위태롭게 된다. 때문에 안전한 교회를 위해 교단 총회가 푸르도록 우리의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온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위험으로 기후변화를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지구의 폐와 같은 숲을 파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법은 간단하다. 더 많은 나무를 심고 더 많은 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무와 숲을 건강하게, 더 푸르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영적인 법칙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의 영적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지교회를 더 푸르고 건강하게 가꾸는 것, 또한 총회를 더 푸르고 든든해지도록 기도로 물을 주고 사랑으로 햇빛을 비추는 것이다. 총회를 주님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류영모 목사 / 부총회장, 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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