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결정 과정에 청년 참여 기회 줘야

문화선교연구원 줌 웨비나 '이준석 현상,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7월 16일(금) 18:05


청년들 교회 사역 주체로 세우고, 의견 적극 수렴해야
청년이 배제된 한국교회, 변화 어렵지만 시도해야 할 때


거대 보수 야당의 당대표로 선출된 '85년생 이준석'의 등장이 기성세대에 분노한 '2030세대의 반란'이며 '꼰대정치'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서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교회 내에서도 향후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을 위해서 청년들을 교회 사역의 주체로 세우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문화선교연구원(원장:백광훈)이 '이준석 현상,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를 주제로 개최한 줌 웨비나에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2030세대를 주축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고수하면서도 교회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청년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준석 현상이 교회에 던지는 화두'를 주제로 발제한 정재영 교수는 "청년들에게 교회는 자신의 문제나 어려움에 관심이 없고 어른들의 말에 순종하고 헌신하기만 요구하는 곳이며 중직자들에게 청년들은 말씀과 예배에 열심을 내지 않는 '나이 어린 사람'으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고 발언권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불편한 자리'로 인식하고 교회를 떠난다면 교회의 미래는 더욱 어둡게 될 것"이라는 정 교수는 "교회가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생각과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개인의 책임이 아닌 기성세대의 공동 책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잘못된 관행과 부정의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고쳐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회가 청년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 40대 리더십을 긴급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통계로 보는 2030세대 인식'을 주제로 발표한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다른 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제시하며 "20살 위아래 세대부터 '세대차이'를 느낀다"면서 "2030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혼과 기혼에 상관없이 40대 그룹이 균형적으로 늘어나야 다음세대와 소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준석 현상과 교회의 상상력'을 주제로 발표한 최자혜 목사(창동염광교회 청년부 담당)는 "기독 청년들은 교회를 향한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쏟을 의미를 못찾는 것이고 ,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소위 믿음 좋은 청년들마저 교회 구조에 대한 회의감으로 교회를 떠날 준비를 하는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통계로 보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교회의 변화'에 따르면 청년 2명 중 한명 이상(53%)이 '교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 목사는 "낡은 교회 구조를 새 시대의 감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선택이 아닌 교회의 생존문제와 잇닿아 있다"면서 "주보 글씨체 하나 바꾸는 일에도 설득하고 씨름해야 하는 현실에서 교회 현장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와 관련 박세론 총무(예장통합 청년회전국연합회)는 "한국교회는 청년들이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교회는 불의한 구조에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박 총무는 "미국장로교(PCUSA)와 대만장로교(PCT),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세계교단들은 청년들에게 당연직 총대권을 부여하고 의결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한국교회에서 이준석 현상이나 2030의 돌풍과 같은 현상은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면서 "청년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 어린 태도로 충분히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구조개혁과 저변확대가 수반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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