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

장신대 목회자 세미나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1년 07월 09일(금) 16:37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뉴노멀 시대에 목회자들이 목회 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해 신학적 성찰뿐만 아니라 실천적 방법과 대안을 제시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지난 6월 28일에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주제로 개최한 두번째 목회자 세미나는 교회와 사회가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와 실천 기반을 제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목회자세미나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함양과 향유에 대한 조직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발제한 김정형 교수는 창조신학적 관점에서 디지털 문화에 관한 신학적 성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디지털 신학의 방향에 대한 윤곽을 제시해 디지털 신학에 관한 국내 연구를 촉발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리스도교 신학은 디지털 기술과 문화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윤리적 성찰에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한 그는 "이러한 분위기에 의해 최근엔 '디지털 신학' 혹은 '사이버신학'이라는 이름 아래 디지털 문화와 관련한 신학적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디지털 신학 혹은 사이버신학은 그리스도교 신학적 관점에서 디지털 세계의 출현 및 확산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한다"고 소개했다. 우선 그는 디지털 리터리시가 지향해야 할 두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문화 안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남용하는 경우가 많고 차별과 혐오 등 폭력적 이데올로기를 확산하는 경우도 많아 악한 영향이 확산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면서 "우리가 디지털 문화 속에서 악한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디지털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창조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디지털 문화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선한 창조 세계의 일부로 볼 수 있다"면서 "그 선함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디지털 리터러시와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성찰'을 주제로 발제한 이창호 교수는 포스트휴머니즘의 인간론적 담론에 대한 기독교 문화 차원에서 응답을 시도했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간론적 담론을 다룬 그는 하라리의 주장을 인용해 "고도의 과학기술 사회에서 새로운 인간종 혹은 신인류인 '호모 데우스'라는 신에 가까운 능력을 소유한 권력자가 출현할 것"을 전망하며 "인간종은 지능화된 우주의 지배자가 될 인간의 미래라고 봤고 그리고 인간종의 신격화를 추구한다"고 커즈와일의 말을 함께 인용하며 소개했다. 이러한 인간론적 담론에 대해 그는 기독교 문화 차원에서 세가지로 응답했다. △공헌적 정의(혹은 사회 정의)와 분배 정의 구현에 힘쓸 것 △보편성을 견지하는 기독교 사랑의 규범적 특성은 차별과 정당화의 위험을 차단하거나 교정하는 윤리적 근거로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관계성 곧 하나님 사랑의 우선성 혹은 질서에 대한 존중을 내포하는 관계성은 적절하게 고려돼야 할 점을 제시했다.

'신앙형성과 디지털 리터러시의 관계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성찰'을 주제로 발제한 신형섭 교수는 신앙형성의 대표적인 현장인 주일예배, 성경공부, 소그룹 모임과 반목회, 전도와 선교 등에서 어떠한 리터러시의 역량이 요청되며 실천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우선, 그는 예배 전 단계에선 주일에 학생들이 나아올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콘텐츠의 필요성을 요청했으며 예배 이후엔 학생들이 삶의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공유역량과 디지털 시민의식 역량 역시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경공부는 내용중심적인 접근과 경험중심적인 접근이 있을 수 있으며 비블리오 드라마적 접근과 학습형태적 접근도 있음을 제시했다. 이와함께 소그룹 안에서 리더를 세우는 과정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으며 일주일 24시간 언제든지 친절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목회적인 소통과 대화는 효율적인 반모목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검색 역량과 미디어 분석역량, 창의적 표현역량, 미디어 생산역량, 미디어 소통능력 등이 중요한 전도와 선교의 전략과 내용이 된다고도 소개했다.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교회교육을 위한 리터러시'를 주제로 발제한 김효숙 교수는 새로운 교회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사역자들이 갖춰야 할 역량을 제시했다. 첫째, 교회교육 사역자들은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기술)을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자로 인식하는 탈인간중심적 기술 이해에서 출발해 기술의 영향을 다층적으로 성찰하고 변화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며 자신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둘째, 교회교육에 헌신하는 사역자들은 마음의 자세는 온유하고 겸손하게 하되 정보의 오류나 미디어의 편향성, 기술 알고리즘의 작동을 날카롭게 식별하고 적절한 정보를 검색 공유하며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분석 해석하고 개인 공동체의 정보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갈 필요성을 제시했다. 셋째, 교회교육 사역자들은 제자요 시민으로서 교회 내의 코이노니아를 넘어 교회 밖의 디아코니아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협업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격차로 인한 새로운 소외계층을 섬길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넷째, 새로운 교회교육은 '다시 사람'이며 교회교육에 참여하는 이들이 느끼는 '불편함'에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에 시작될 수 있음도 제시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표현능력과 이를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폴 질스터의 저서 '디지털 리터러시'에서 사용한 용어로 이 개념은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출처로부터 찾아낸 여러 가지 형태의 정보를 이용하고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하는 협의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접근과 사용의 기능을 넘어서서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디지털 시민적 존재와 활동의 과정으로서의 가치와 마인드, 창조와 공유, 협력과 소통의 능력까지 포함하는 역량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돼 왔다. 오늘날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미디어) 기술과 문화가 인간과 인간 공동체에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러한 문명적 현실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또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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