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2021년 06월 28일(월) 19:23
박만서 국장
선거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민주주의가 완성을 위해서는 선거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거'라는 단어의 사전적 내용을 보면 "일정한 조직이나 집단의 구성원이 그 대표자나 임원 등을 투표 등의 방법으로 가려 뽑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선거의 행위가 '투표'이다. 정리하면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에 참여한다.

우리나라에서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를 처음 실시하는 것은 1948년 5월 10일에 실시한 제헌국회의원 선거이다. 당시 선거권은 21세 이상, 피선거권은 25세 이상의 모든 국민에게 부여되었다. 21세 이상에 해당하는 남녀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민주주의가 앞선 유럽의 국가들이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것이 20세기 들어서부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처음부터 여성과 청년들을 배제하지 않은 평등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참고로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주요 나라를 보면 최초가 뉴질랜드로 1893년이며. 영국은 1928년, 프랑스는 1941년, 그리고 스위스가 20세기 후반인 1971년이 되어서야 여성들에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부터 7년 전인 2015년에 여성이 국가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여성 참정권 확보를 위해 영국의 경우 여성의 투표권을 확정하기까지 1000명이 넘는 여성이 투옥되는 고난의 역사가 있었다.

선거를 이야기하면서 국가 차원의 선거와 여성 참정권 등으로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한 한국교회의 선거문화를 생각해 보고자 다시 '선거'를 주제어로 잡았다. 필자가 '선거'를 주제어로 앞서서(6월 19일자) 쓴 '이슈앤ISSUE'에서 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정책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에 함께 생각해 보고자하는 과제는 한국교회 선거는 과연 민주적이고, 누구나가 참여(평등)할 수 있도록 열려져 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연히 민주적이라고 답을 할 수 있을까?

기독교계에서 선거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각 교단을 대표하는 총회장(부총회장) 선출이다. 감리교에서는 감독회장 선거이고, 하위 조직인 각 노회와 지방회에서는 노회장과 감리사 선거를 꼽을 수 있다.

노회장 선거는 회원권을 가진 노회원 전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예외라 할 수 있지만, 각 노회에서 파견된 총대들에 의해 선출되는 (부)총회장은 다르다. 각 노회에서 파송한 총대에 의해 (부)총회장이 선출되기 때문에 그 위상이나 권위에 대해서는 한치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 구성을 보면서 과연 교단을 대표하는 대표자라고 할 수 있을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대는 60대, 남성이 중심이다. 교회의 60, 70%를 차지하는 여성이 배제되어 있으며, 청년과 40대까지도 교단을 대표하는 (부)총회장을 선출하는데에 참여할 수 없다.

여성의 참여를 위해 여전도회를 비롯한 여성 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여 여성 총대비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여성 할당제에 노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해 보지만 강제 규정이 아니다보니 외면당하기 일쑤다. 40대 50대까지 포함한 젊은층도 마찬가지이다. 총대는 노회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됐으니 연령이나 성별을 생각하기 전에 노회원을 대표해서 파송됐으며, 이러한 권위로 선거에 임하기 때문에 모든 노회원, 더 나아가 교단의 모든 교우들을 대표해서 선거를 했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총대 선출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대표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노회내에서의 총대 선거와 여성이나 젊은층이 끼어들 수 없는 노회 구조는 이미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래전부터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국가들도 여성에게 참정권을 쉽게 내 주지 않았다고 해서 이들을 따라 갈 것인가. 우리나라는 국민이 공직자를 직접 선출한 첫 시작부터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자랑스러운 국가이다. 교회 또한 이같은 자랑을 이제는 기쁨으로 수용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아니 늦었다.

박만서 편집국장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