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성도들 돌아올까?

[ 생생논평 ] 코로나 시대를 지나서 오는 성도들은 이전의 그들이 아니다

조성돈 교수
2021년 06월 23일(수) 13:40
백신접종율이 벌써 30%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백신접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예상은 9월이면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원활한 백신의 수급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접종 참여가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우리는 이미 K-방역을 경험했습니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내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3월만 해도 우리는 큰 자괴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끊어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에 대한민국의 신뢰가 무너지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이라고 했던 나라들조차 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대한민국이 더 나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가 인정하는 K-방역을 이루어냈습니다. 이는 정부의 수고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입니다.
최근에는 다른 나라들이 백신보급에 난항을 겪는 것을 보았습니다. 개인주의와 백신에 대한 불신이 접종을 꺼리는 상황을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일찍 백신 보급에 나섰던 나라들이 주춤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분위기는 놀랍습니다. 백신을 맞으려는 열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잔여백신을 맞으려 경쟁하는 모습은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이제 K-방역의 기적 이후 K-백신접종이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 앨 것 같습니다.

교회, 집단 면역 가속화로 새로운 국면 준비해야

이제 교회도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다니고 있는 작은교회에서 확인해 보니 이미 백신을 접종한 인원이 성인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교회들이 비슷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이는 어르신들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또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백신접종에 참여한 결과입니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몇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모임에 참여할 때 제한 숫자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교회에서도 7월부터는 백신 접종자는 앞으로 인원제한에 걸리지 않습니다. 즉 좌석 대비 30%의 참석제한에서 접종자는 계수되지 않습니다. 아마 앞으로 백신 접종자가 늘고, 집단면역 수준으로까지 올라가면 교회 참석제한도 곧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예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백신접종에 열심을 내야겠습니다.

이제 앞으로 교회는 교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그 동안 제약이 있었던 예배 참석 인원이 빠르게 늘어날 것 같습니다. 최근에도 백신 접종이 늘어나고, 젊은 층에도 백신이 허용되면서 주일예배 참석인원이 늘어나고 온라인 예배 시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성도들, 모두 대면예배로 돌아올까?

이런 반가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은 걱정 가운데 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보이지 않았던 교인들이 다 돌아올 수 있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목회자들은 지금 1년 반의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어졌던 목회의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는 심정일 것입니다. 최근 한 대형교회 목회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현재 교회에 연결되어 있는 교인이 이전에 비해 50%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아마 코로나19가 지나고 교회가 완전히 열려도 절반 정도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중형교회의 목회자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비슷한 질문에 교인들의 30% 정도가 연락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이들은 이제 우리 교회를 떠났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게 한국교회의 현주소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예배 참여 인원에 대한 제약이 풀리고, 온전히 가능해진다고 해도 30-50% 정도의 인원은 돌아올 가능성이 없습니다.

비대면 예배 이후 신앙형태 변화에 주목해야

인원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신앙형태가 변하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진 교인들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온라인 예배의 병행입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제 온라인 참여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들을 지적하여 내어 쫓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핸드폰을 신체의 연장으로 보는 이들에게 온라인 예배는 가짜라고 하는 것은 이상한 소리가 될 수 있습니다. 최재붕 교수는 그의 책 '포노사피엔스'에서 이제 핸드폰은 현대인들에게 5장7부에 속한다고 합니다. 인간의 장기가 5장6부인데, 이제 핸드폰이 7번째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우리의 일상 가운데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SNS나 가상현실 등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온라인과 현실세계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구별해야 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습니다. 최근 만난 한 청년은 핸드폰으로 예배에 참여하니 목사님이 자신에게 직접 설교하는 것 같아서 더 감동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온라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야 합니다. 지금과 같이 오프라인 예배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영상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도 개발해야 합니다.

예배의 다양화 모색 시점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필요합니다. 밀집된 집합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이전과 같이 장의자에 빽빽하게 앉아 옆 사람과 맞닿는 모임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한 공간에 모일 수 있는 인원은 이전에 비해 30-50% 가량 줄어듭니다. 앞으로 이 공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각 교회들은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최근에 한 목회자와 만났는데 하루에 예배를 5번, 6번 나누어서 드리지만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공간을 늘릴 수도 없습니다. 30-50% 정도 채우는 자리를 더 갖자고 공간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결국 예배 횟수를 더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왕 이렇게 횟수를 늘린다면 예배를 다양하게 해야 합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한 가지로 수렴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모양의 예배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혼자 지내는 것이 일상이 된 개인들에게 맞는 예배가 다양하게 제공될 수 있을 때 교인들은 굳이 교회에 가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백신접종율의 증가로 집단면역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이제 교회로 모일 수 있다는 기대가 곧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습니다. 앞으로 이 교회 앞에 닥친 현실은 무엇일지 정확하게 보고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이 시기를 지나서 오는 성도들은 이전의 그들이 아닐 수 있습니다. 1년 반의 공백을 지난 이들은 분명 동일한 사람일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교회는 미지의 세계가 될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불안한 현실이지만 어쩌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새로운 가능성입니다. 바울이 이스라엘을 넘어 이방의 땅으로 갔을 때 기독교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목회의 놀라운 일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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