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 필요한 시점

이북5개노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연합회, 6.25전쟁 71주년기념세미나 개최
코로나19로 북한, 통제시스템 안정화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6월 18일(금) 13:49
북한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 접근은 전면 차단하면서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았지만 오히려 폐쇄된 북한 내부의 권력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북한 선교에 새로운 변화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강조됐다.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이북 5개 노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연합회(회장:조인서)는 지난 17일 평남노회 사무실에서 복음 안에서의 통일과 북한 연구 및 새터민 선교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북한 3중고 실태와 방역의 정치학'을 주제로 강연한 최경희 박사(사단법인 샌드연구소장)는 "북한이 핵개발로 인한 경제제재, 태풍 9호 '마이삭' 등의 수해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까지 맞물리면서 3중고를 겪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를 빙자해 외부접근을 철저하게 폐쇄해 오히려 지배자에게 유리한 권력체체를 안정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0'이라는 주장은 진단하지 않기 때문에 사망의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은 코로나19에 대한 예방과 치료보다 '5호담당제'를 도입해 개인의 보고체계를 통해 국가통제 시스템 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호담당제'는 북한에서 주민 5세대마다 1명의 공산당원을 배치해 일상적인 생활 전반을 보고하며 통제하고 감시하는 제도다. 특히 최근 북한의 시장경제에 대해서는 "주민의 의식이 변하고 권력자에 저항하기에는 주체사상의 뿌리가 너무 깊다"는 최 박사는 "체제의 변화보다 정치적으로 단념하고 생존을 위해서 이기주의화 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 붕괴론은 우리의 희망일 뿐 쉽지 않을 것이다. 통일은 우리의 확고한 의지에 달려있지만 관심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북한 선교 전략'의 방안으로 북한의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교과서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김철홍 교수(장신대 신약학)는 "통일이 당장 불가능하지만 북한이 중국식 개혁 개방 정책 등을 취하면서 일어날 변화에 교회가 대비해야 한다"면서 "정치학습과 관련된 모든 과목을 폐지하고 다른 과목으로 대체할 수 있게 북한의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종교의 한계를 벗어나 전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단체를 교회가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교회 내 인적전문가들을 동원해 북한의 상황에 맞는 교과서를 이북(e-book) 형태로 만들고 장기적인 편집과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뿐만아니라 "기독교인들이 이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학교 교육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복음을 증거할 수 있고 때가 되면 남북학생들이 공통의 교과서로 교육받게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이 대폭 감소하고 있지만, 새터민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관심, 지원과 섬김을 한국교회의 기본적인 선교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통일부가 발표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통계를 보면 지난 2018년 1137명, 2019년 1047명이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229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강철민 목사(총회새터민종합상담센터소장)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북한 봉쇄가 지속되면서 탈북민 입국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서 대규모의 북한 주민이 이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면서 "교회는 북한주민의 대량이주에 대비하고 사회 각 분야의 새터민 출신 전문인재의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또 "3만 4000여 명의 새터민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있다"면서 "새터민에 대한 관심은 이방사회에 진입한 새터민 정착에 대한 지원이라는 단순한 구휼 차원을 넘어 21세기 남북한 통합의 새시대를 갈망하는 한국사회가 직면한 시대적 과제이며 한국교회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연합회 회장 조인서 목사는 북한 선교 및 새터민 인재 육성을 위해 탈북 대학생 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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