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성폭력 '예방'이 '상책'

총회 성인지 향상 및 성폭력 예방 강사 양성 중
성폭력…지침과 노회 의무 교육 등 다각화 전략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06월 11일(금) 17:40
지난 9일 여성 성도를 대상으로 '그루밍(길들이기) 성폭력'을 저지른 인천의 한 30대 목사가 검찰로부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피해자 측은 "김 목사가 당시 15~17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며 살고 있다"며 사죄하면서도 "모두 강제였다는 상대측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양아인 미성년자를 강간 및 강제추행한 목사이자 이모부를 조사 및 처벌할 수 있도록 공소시효 폐지를 소급적용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원인은 "입양된 후 미성년자인 중1때 '어른이 되는 것을 알려주겠다'다던 목사인 이모부에게 강간 및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저는 경찰서 조사를 받았고 이모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하여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일부 종교인과 관련한 각종 성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한국교회의 성폭력 예방과 이를 대처하는 교육과 제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지난 104회 총회에서 '총회 교회성폭력 사건 발생시 처리 지침(안)'을 결의하고, 전국 교회가 성폭력 사건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매뉴얼을 마련했다. 총회는 지침안을 통해 교회 성폭력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성폭력 예방, 진상조사와 피해자 회복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더불어 지난 103회 총회부터는 성인지 향상 및 성폭력 예방 강사 양성을 위한 세미나도 매년 개최 중이다. 지난 9일과 16일에도 온라인 줌을 통해 제105회기 세미나가 두 차례 진행됐다. 코로나19로 대면 모임이 어려웠지만, 참석자들이 내뿜는 열기는 온라인에서도 뜨거웠다. 권미주 목사(장신대 초빙교수)와 조중신 소장(한국성폭력위기센터), 김영미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김은혜 교수(장신대), 최유진 목사(호남신대), 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 등이 강사로 나서 △성인지 감수성 및 교회 내 성폭력 이해 △사례를 통한 교회내 성폭력 △성폭력 관련법령 및 형사처벌의 이해 △성윤리의 신학적 토대 △양성평등적 관점의 성서해석 △영화를 통해 본 교회 내 성폭력 등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조중신 소장은 강의에서 "상담현장에서 접수된 교회 내 성폭력은 대부분 가해자가 성직자이고 피해자가 성도, 하급 성직자와 교회 직원인 경우이다"며, "성직자에 의한 피해는 심각한 장기 후유증을 남긴다. 성폭력을 단순히 성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의 문제로 보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때 교회는 피해자의 치유와 영성의 회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별히 한국교회가 목회자의 성윤리 규범과 규례를 제정해 교인들에게 공지하고 이러한 규범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지 감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본교단 총회는 지난 102회 총회에서 전국 모든 노회가 격년제로 교회 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의무 교육을 시행하도록 결의한 바 있다. 성폭력 예방 강사 양성 세미나 또한 이를 위한 준비과정의 연속선상이다. 이를 통해 총회 안에 매년 예방 강사가 배출되고 있지만, 노회 내 성폭력 의무교육 시행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2회기 중에는 '서울강북노회, 대전노회, 천안아산노회, 제주노회, 경북노회' 등이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모임이 어려워 더욱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5월 31일에는 전국 노회에 공문을 보내 총회가 제작한 '교회 내 성폭력 예방교육 영상'을 활용해 예방 교육에 힘써 줄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성폭력 문제 만큼은 '예방' 만이 '상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회는 예방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교회 성폭력 예방 및 대응 매뉴얼' 개정판을 발간해 교회 내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을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총회장 신정호 목사는 "성폭력 사건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으며 종교계와 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성적 일탈에 대한 보도는 충격과 안타까움을 전해준다"며, "전국 노회와 교회가 성폭력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통해 건강한 교회공동체가 되도록 힘써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총회 성폭력 전문 상담소 및 MOU 기관 안내

-총회 성폭력대책위원회 070)5092-5417

-한국성폭력위기센터 02)883-9284

-기독교여성상담소 02)2266-8275

-희망나무(장신대)센터 02)3437-0195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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