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1년 06월 15일(화) 13:41
선거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총회장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제106회 총회 개회가 9월 27일로 예정되어 있어 부총회장 후보 등록은 총회 개회 2개월 전에 진행되는 일정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는 7월 22일에 106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자 등록을 진행하기로 하고 공고했다. 등록이 마감되고 나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일정에 따라 후보자들의 본격적인 경쟁 레이스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말에 예비등록을 마감하고, 후보 예정자가 소속한 노회에서 추천하는 절차가 마무리된 상태이어서 이미 물밑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총회장 선거와 각 부 위원장 선거(등록 절차 없이 개별적으로 진행)운동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바야흐로 선거꾼들의 시간이 됐다. 공식적으로 후보예정자들이 소속한 노회에서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출범식을 갖는 등 분주한 움직임도 전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선거는 경쟁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투표에 따라 정해진 인원을 선출하는 행위다.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규칙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운동경기에서 각각의 종목에 맞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면 경기가 질행될 수 없는 논리와 같다. 운동경기에서 정해진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반칙이 선언되고, 규칙을 심하게 위반했을 때에는 경고를 받거나 퇴장을 당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선수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영구 제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듯 선거를 치러야 하는 조직에서는 잡음 없이 정해진 필요한 인물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규칙이 있기 마련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도 당연히 총회를 대표하는 (부)총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법이 있다. 임원선거조례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규칙 등을 담은 시행세칙까지 두고 있다. 선거조례에는 선거 관리 기간과 이 기간 동안에 해서는 안되는 행위에 대해 12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또 시행세칙에도 이 12가지 행위에 대해 보완한 규칙들로 공명정대한 바른 선거를 유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규제를 가할 수 있다고도 명시하고 있다.

'그럼 바른 선거란 무엇인가?'라는 어리석은 질문에 답을 해 보면 "선거조례와 시행세칙에서 하자 말라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이다.

그런데 선거 때가 되면 여전히 이러쿵저러쿵하는 잡음이 들린다. "후보가 어느 지역을 방문해서 몇 명을 만났고, 식사를 대접했으며, 돌아 가는 길에 거마비조로 봉투를 줬다"는 말부터, "어느 총대가 특정 후보를 찾아가서 표를 모아 줄 테니 얼마의 비용을 요구했다"는 매표 행위에 대한 이야기까지 듣기에도 민망한 것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물론 이러한 말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들려 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표를 얻기 위해 자신을 최대한 알려야 한다. 유권자들 또한 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알리고, 알기 위해 꼭 밥을 먹고 돈 봉투가 오가야 하는 것은 분명 바른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조직의 대표가 되기 위해 선거에 나선 후보자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거창한 공약도 있고,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지엽적이며, 때로는 사사로운 공약들도 있을 것이다. 후보자가 유권자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생각이 어디에 있는 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또 대표가 되어서 어떻게 발전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실현 가능한 공약이 있어야 한다. 단지 자리에 욕심을 내고 본인의 명예만을 생각해서 대표의 자리에 오르기를 원한다면 자신도 불행해 질 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총회 부총회장 선거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발전을 위해 제시하는 공약을 후보자들마다 내어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A후보가 우리 노회를 방문해서 총대들을 모아서 노회와 지역 교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청취하면서 열심히 메모하더니 그럴싸한 정책을 제시했다"거나, "B후보는 교단이 안고 있는 과제를 정확하게 짚고 있더라구", "C후보는 부총회장 1년과 총회장 1년 임기 동안에 본인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더군" 등등의 이야기가 들리기를 기대하는 것이 사치는 아닐 것이다.

박만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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