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역 활성화로 목회자·신학생 관심 증가

신학교와 교회들 관련 교육 강화, 제도와 인프라 보완 요청

이보라 학생기자
2021년 04월 15일(목) 09:42
"미래의 교회 사역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온라인 사역에 대한 교회들의 요청이 늘면서, 사역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뉴저지 앵글우드 제일장로교회의 리차드 홍 목사는 지난 달 초 미국장로교회 홈페이지 기고를 통해 교회에 등장하게 될 새로운 역할들을 소개했다. 교회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총괄하는 '비디오 엔지니어', 기술적인 지원과 수리를 하는 'IT전문가', 온라인 상의 소통을 증진하고 제안을 해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그 것이다. 이들은 △미디어 수용 대상에 맞는 컨텐츠 기획 △조명과 카메라 설치 등의 장비 운용 및 유지보수 △교회 홈페이지를 비롯한 유튜브 게시물 관리와 홍보 등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을 말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한국교회 내에서도 온라인 사역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상당수의 교회가 온라인 송출을 병행하면서 보다 전문성을 가진 사역자가 필요해진 것이다.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 시무)가 운영하는 한소망온라인교회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서은성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교회 사역이 상당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며, "온라인 사역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고 소모임 등을 이끌 평신도 사역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소망교회의 경우 자체적으로 영상편집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교인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예배 외의 양육 프로그램은 모두 영상으로 진행해 온라인 친화력을 높여가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미래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생들에게도 도전이 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직무대행:김운용)는 현직 언론인을 초빙해 정규 강좌와 세미나를 개설하고 콘텐츠 제작 공간 및 스튜디오를 제공하는 등 학생들의 온라인 활용 능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학대학원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예전엔 찬양 인도를 할 수 있는지 묻는 교회가 많았지만, 요즘은 영상 촬영과 편집 기술에 대한 습득 여부를 묻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본격적으로 영상 편집, 일러스트레이터같은 컴퓨터 기술을 배우겠다는 신학생 동기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교회 현장에선 전문성을 갖춘 사역자 선발이나 IT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갈수록 엄격해지는 저작권법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온라인 예배영상이 가장 많이 게시되는 유튜브(YouTube)와 페이스북(Facebook)은 모두 자체적으로 저작권을 심사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영상에 삽입된 음악은 물론이고, 사진이나 폰트도 저작권자가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이용 정보가 공유된다. 기자가 만난 온라인 사역자들은 교회가 영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극히 제한적인 것을 아쉬워하며, "활용도가 높은 주제나 절기에 따라 필요한 영상, 음원 등을 총회가 지원하거나, 온라인 상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진 온라인 사역 시대를 준비하며 온라인으로만 참석해도 등록교인이 될 수 있는지, 온라인으로 성찬을 나눌 수 있는지, 온라인 헌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 장신대 김은혜 교수는 "앞으로는 '기술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서적, 영적 접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목회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전한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것 뿐'이라는 주장처럼,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며 코로나19 이후의 사역을 준비하는 사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보라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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