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의식물 ] 이강근 목사 19. 석류
이강근 목사
2021년 06월 08일(화)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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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는 색이나 맛이나 그 모양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것임에 틀림없다. 석류는 극히 종교적이다. 성경 뿐 아니라 불교에서도 축복받은 과일 세 개 중 하나가 석류라 말하고 있고, 이슬람의 코란에서는 석류를 파라다이스의 정원에서 자라는 과일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원조가 성경만큼은 못하다. 역시 석류의 진가를 알아본 것은 솔로몬이다. 그는 석류의 모양을 보고 왕관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그만큼 권위와 영화로움을 내뿜고 있다는 뜻이다.
원산지가 메소포타미아 지역인 석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올 그 때 모세가 석류를 가나안 땅의 7대 소산물 중 하나로 소개했다(신 8:8). 실제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올 때 정탐꾼들이 가져온 것은 포도 이외에 석류도 있었다(민13:23). 광야의 성막에 대제사장의 옷자락 아래 테두리엔 금방울과 함께 석류도 달았다. 이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곳이 팀나의 구리광산 안에 설치된 광야의 성막에서다. 청색 자색 홍색실로 만들어진 석류방울은 금방울 끼리 부딪히는 쇳소리를 차단하고 아름다운 소리만 성막 안에 울리게 했다.
솔로몬은 아가서에서 붉은 석류를 사랑으로 노래했다. "너울 속의 네 뺨은 석류 한 쪽 같구나(아 4:3)." 그의 싯구에서 설레임이 이는 것은 솔로몬의 노래에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하나님이 거할 성전을 건축한 솔로몬은 성전 입구에 세워진 야긴과 보아스 두 기둥에 각각 200개 씩의 석류를 매어 놓았다.(왕상7:18,20,42, 왕하25:17). 성전 입구의 두 기둥이 상상이 가는가. 그만큼 석류는 성전을 장식한 영광스런 장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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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에게 석류는 보다 깊은 신앙심의 상징이다. 유대교 랍비들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따먹은 선악과가 석류라고도 하고, 신년에는 꼭 석류를 먹고, 유대교 율법 613개를 촘촘히 들어선 석류에 비유한다. 그러니 유대인의 회당이나 예시바 건물 어딘가에 반드시 석류가 그려져 있다. 가버나움의 회당에서 떨어져 나온 대리석의 석가래에도 포도와 함께 석류가 조각돼 있다. 통곡의벽의 성년식(바르미츠바) 때 소년이 들고 나오는 두루마리 토라 통 위에 석류모양이 씌워져 있고 통 표면에도 석류가 그려져 있다. 석류는 말씀과 율법의 상징인 셈이다. 무엇보다 까맣게 썩어진 석류는 양피지에 성경이 기록되는 잉크 재료가 된다.
하나의 석류만 들여다 봐도 그 속에서 심오한 신앙의 상징들을 발견 할 수 있다. 현재도 석류의 이미지는 하나님을 깨우쳐 주는 모티브가 되어 신앙의 예술품으로 재생산된다. 그런 의미에서 석류는 하나님을 깨우쳐주는 은총의 과일인 셈이다.
해당영상 : https://youtu.be/ixzICQuR5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