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가정 아동 31.8% 개인용 학습기 없어...88.7% 책상도 없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코로나19 아동,청소년 온라인 학습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6월 04일(금) 08:28
코로나 19확산으로 공교육의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취약계층 아동들의 열악한 학습환경 실태가 드러났다.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이 지난 4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진들과 함께 실행한 전국 취약계층 초·중고교생 8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시기, 취약가정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학습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약 계층 아동 10명 중 4명은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 조차 없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열악한 학습 여건 속에서 성적 하락을 겪고 있었다.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학습 환경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실태 파악을 목적으로 전국의 기아대책 결연 아동 및 지역아동센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 결과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를 갖추지 못한 아동 중 31.8%는 형제·자매 등 가족 구성원과 디지털 기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으며, 기기가 전혀 없다는 응답도 9.2%를 차지했다.

열악한 가정 내 학습 환경 실태도 드러났다. 응답 아동의 대부분(88.7%)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공간이 '집(거주지)'이라고 밝힌 가운데 '학습을 위한 개인 공간이나 책상·의자가 없다'는 응답이 26.3%에 달했다.

취약계층 아동은 온라인 수업 전환 이후 혼자 학습하는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6%가 지난 학기에 '온라인 학습에 도움을 준 사람이 없다'고 답했으며 4명 중 1명은 '혼자 해결'(16.3%)하거나 '해결하지 못한다'(7.9%)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응답 아동의 5명 중 1명(18.6%)은 2019년 학기 보다 2020년 성적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성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수업 시행'(55.8%)을 꼽았다.

아울러 아동들은 대면 수업이 재개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8.6%가 '대면 수업을 희망'하고 있으며 '대면 수업이 학습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75.4%에 달했다. 또 10명 중 6명 이상(67.6%)은 '다시 학교를 가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 '친구 관계'(84.8%)를 꼽았다.

원만한 친구관계를 위해서도 직접 만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의 아동(92.6%)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68.3%)나 전화 통화(49.6%)를 이용해 친구와 연락하고 있지만 친밀한 교우관계를 위해서는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아동이 81.4%였다. 또한 7.4%의 아동은 '친구와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해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관계 결핍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모두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권순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는 "이번 조사는 취약계층 아동이 직접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아동의 실제 상태와 인식 변화를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온라인 학습이 장기화됨에 따라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수치 데이터로 아동·청소년의 학습격차 실태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기아대책은 코로나19 이후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아동 돌봄 공백, 온라인 학습 격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문가들과 함께 신속한 실태 파악과 지원책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문기관 및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효과적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대책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기아대책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 1년, 온라인 교육환경 전환에 따른 학습격차와 아동·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주제로 제2회 아동 청소년 복지 온라인 포럼을 개최한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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