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돌보는 일, 주님 기뻐하시는 일

[ 4인4색 ]

장도준 장로
2021년 05월 31일(월) 13:12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라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또한 "같이 울고 웃으라"는 말씀도, "가장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라는 말씀 등이 유난히 생각나는 시기에 우리가 사는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생소한 단어가 우리의 생활을 마구 뒤집어 놓아서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어려운 중에도 우리 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강원노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장로가 노회장이 되면 목사 노회장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 타 교회에 가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일이다. 출석 교회에서 1부 예배를 드리고 나서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서 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직은 몇 교회밖에 방문 하지 못했지만 노회장 임기 중에 더 많이 다녀 보려고 한다.

그런데 타 교회를 갔다 오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 때로는 그 편치 못한 마음이 무척이나 아픈 상태로 지속된다. 교회의 환경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소규모의 학교는 통폐합을 한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적으면 여러 가지 지원책을 주고 큰 학교와 통합을 하도록 유인한다. 그러나 교회는 통폐합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출석 교회가 사라지면 연세드신 어른들의 신앙생활의 끈이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앙의 황폐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 번 내려 앉은 환경은 다시 회복 할 수 없다.

우리는 시골, 산골, 도시에서 어렵게 목회하시는 분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교단에서 동반성장위원회라는 조직으로 그들을 돕고 있으나 어림없는 이야기이다.

이 말은 작은 교회를 책임지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의 말씀에 따라서 악조건 속에서 힘들게 목회하시는 분들과 같이 울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면서도 우리는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다.

강원도 산골로 임지를 정해 오신 목사님이 간증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모님과 같이 오시는데 돌고 돌아도 나오지 않는 교회가 나타나기를 바라면서 옆에서 눈물을 적시는 사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포기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사모님이 격려하셔서 산골 깊은 곳에서 최선을 다해 목회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목사님은 28년간 농촌교회에서 전도사 시절에 부임해 목사 안수를 받는데 권사님 한분이 "목사님은 언제 가시나요"하는 질문에 "나는 오래 동안 있을게요"라고 대답을 했단다. 그 열악한 곳에서 강단을 지금까지 지키는 주의 종은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 어려운 목회현장을 지키는 걸까?

결코 아니다. 본인이 떠나면 남은 성도들을 걱정하느라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자녀들의 학비 때문에 진 빚만 5000만 원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걱정을 하지 않는 모습에 주님은 방긋 웃으실 것 같다.

지난 주간 농촌 교회를 방문했는데 6명이 예배를 드렸다. 노회장이 왔는데 너무 적은 인원이 예배를 드려서 미안하다며 나를 대하는 그 모습에 오히려 내가 미안해졌다.

자녀들이 코로나19로 교회를 가지 못하게 해 어르신들이 교회에 출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대다수 목회자들은 그 와중에도 심방을 가서 교인들을 만나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

85세의 노 권사님이 회중대표기도를 하시고, 88세 노인까지 교회의 청소를 당번제로 하는 시골 교회의 고령화 상황을 우리는 살펴야 한다

다달이 월세를 내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고 지쳐 있는 교회에 우리들이 생수의 역할을 해준다면 그들이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교회는 한국교회의 모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어렵고 추운 겨울이라도 봄에 뿌릴 씨앗을 챙겨야 하듯 힘들고 어려운 교회를 돕고 그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혹자는 "어려운 교회를 돕는 일을 주님 오실 때까지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한다. 이 질문에 대한 내 답은 이것이다. "당연히 해야 한다." 작은 자를 크다고, 어린 아이를 큰 사람이라고 하신 주님의 뜻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자꾸 큰 것에만 집착하는지, 작은 것이 더 그리워지는 시간이 오리라는 믿음을 갖는다. 우리는 풍요 속에서 빈곤을 배워야 한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보는 사랑의 눈을 갖고, 넓은 곳에서 좁은 곳을 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교회마다 어려워지면 어느 항목의 예산을 줄이는가? 교육과 구제와 선교비는 마지막에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강단을 지키는 주의 귀한 종들을 격려하는 것이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중 가져야 할 지혜의 덕목이 아닌가 생각하는 계절이다 .



장도준 장로 / 춘천성광교회·강원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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