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인구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1년 06월 01일(화) 16:52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종교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불과하다. 즉 인구의 60%는 종교를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조사해 최근 발표한 자료의 내용이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2015년에 조사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56.1%가 종교활동을 하지 않는 비종교인으로 10년 전에 조사한 결과보다 9%p 증가한 수치이다. 이 당시 발표된 결과로는 비종교인구가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선 드문 사례로 알려졌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 이상이 종교를 갖지 않고 있으며, 이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읽을 수 있다. 특히 2030세대 청년층의 탈 종교 현상은 멈출 수 없을 정도로 가속도가 붙어 있다. 20대의 경우 10명 중 8명은 비종교인이며, 30대는 7명이 비종교인이다.

종교의 뿌리는 기독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창조세계로까지 올라간다. 문명 이전에도 사람들은 범접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나, 강력한 힘을 가진 동물, 자연 현상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것들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절대시하며 신으로 규정해 왔다. 즉 종교는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 축을 감당해 왔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물질과 함께 보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 세계를 지탱해 온 것이 종교인 것이다.

물질을 강조한 사상가, 정치가들의 경우는 종교를 아편이라고 규정하며, 종교를 갖는 것을 금하도록 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인간 사회에서 종교를 무시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또한 헌법에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헌법 제20조 제1항)고 명시하고 있다. 종교 활동에 대해 침해를 받아서도 안되고, 종교를 선택할 자유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각 개인이 종교를 선택하고, 침해를 받을 수 없다는 것으로 종교가 인간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종교인구 중 기독교인(개신교)은 전체 인구의 17%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83%는 비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 중에 8명 이상이 전도 대상인 것이다. 그런데 전도 대상이 많기는 많은데 문제는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자라기에는 척박한 황무지라는 것이다. 비종교인구의 6%만이 기독교에 대해 호감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 많은 비종교인구가 종교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비종교인을 제외한 나머지 비종교인들은 종교를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라고 꼽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발표됐던 기독교 관련 인식조사를 보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교회가 일반인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교인들에 대해 교회(신앙)와 사회에서의 생활이 상반되는 등 신(언)행일치가 이루어 지지 않으며, 목회자들 또한 비윤리적인 행동이 많다고 지적한다. 재정 운영의 불투명도 빠지지 않는 문제점으로 꼽는다.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비기독교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독교에 입문을 했다가 떨어져 나간 이유도 기독교 내부 문제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금덩어리를 준다고 해고, 포장된 내용이 상대방이 보기에 혐오스럽다면 황금빛 금덩어리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와 통계청의 인구주택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비종교 비기독교인구, 즉 전도 대상이 차고 넘친다고 해도 이를 추수해서 담아야 할 그릇이 깨어지고, 찢어지고, 깨끗하지 못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비기독교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혐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더럽혀진 그릇에는 추수한 곡식을 담을 수 없으며, 뚫어진 그물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우리 스스로 깨어지고 찢어지고 더러운 것을 흉터 없이 궤매고 깨끗이 닦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것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교회의 개혁이요, 혁신이다.

박만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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