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하지 않는 자율성 유지할 제도 마련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한 한국교회 방향으로 제시

한국기독공보
2021년 03월 31일(수) 09:01
지난 12월에 비대면으로 열린 한국교회사학회 정기학술대회 모습.
한국교회사학회와 한국복음주의역사학회가 지난 3월 27일 비대면으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의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박경수 교수의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교회의 방향'과 탁지일 교수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이단의 방향' 제하의 발제를 일부 요약게재한다.<편집자 주>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국 개신교회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이 고백하는 '하나의,' '보편적' 교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 개신교회는 자율성은 유지하되 그것이 혼란과 무질서로 귀결되지 않을 구조와 제도를 고심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회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개교회주의와 교파주의를 어떻게 극복하고 '하나의,' '보편적' 교회를 이룰 것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첫째, 교회 정치제도의 융합이다. 필자는 다양한 교단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교회가 역사적으로 채택해 온 감독제도, 장로제도, 회중제도의 장점을 융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만든 제도는 모두 장단점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 서로의 장점을 융합하여 최선의 것을 창출해 내면 어떻겠는가? 정치제도가 구원과 무관한 것이라면 서로 양보하고 합의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둘째, 새로운 신학교육의 틀과 내용이다. 지금 신학교의 상황이 심각하다. 예장통합 교단에 속한 7개 신학교도 정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단 예장통합 신학교만의 문제는 분명 아닐 것이다. 이제는 교단의 벽을 넘어 하나의 신학교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 세대 뒤에는 적어도 개신교 안에서는 하나의 신학교를 운영해야 할 필연성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셋째, 평신도 지도자 육성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밀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 흩어진 소그룹 모임을 활성화하여 교회의 활력을 되찾는 방식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현재 한국교회의 권위적이며 위계적인 수직적 질서가 탈권위적이고 비위계적인 수평적 질서로 전환되는 개혁의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평신도 지도자가 올바르게 세워진다면 목회자는 든든한 동역자를 얻게 되는 것이며, 교회의 모세혈관들이 되살아나 활력을 찾게 될 것이고, 신자의 제자화와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는 결과를 거둘 것이다. 무엇보다 양육된 평신도 지도자는 곧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담당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박경수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단들의 최근 트렌드 분석을 통해 '이단의 향방'을 예측하고, 이단 대처와 피해 회복을 위한 '교회의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

첫째, 이단사이비는 고질적인 사회적 병리현상이다. 그동안 발생한 대형 사건들마다 이단사이비들의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때마다 정부와 언론은 책임자를 특정하고, 주변을 샅샅이 파헤쳤다. 하지만 끝까지 마무리를 못한 채, 이내 책임을 회피하거나 실리만 챙겼고, 결국 시간은 흐르고, 법적 책임도 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에 빠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잊혀질만하면 비슷한 사건들이 재발되었고, 우리는 데쟈뷔 현상을 경험하곤 했다. 해결이 아니라 망각이 문제다!

둘째,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리더십이 아쉽다. 한국교회의 위기관리와 함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영향력과 공신력을 갖춘 리더십, 코로나 대응을 위해 방역당국과 합리적인 소통을 담당해 나아갈 리더십의 존재와 역할이 절실하다.

셋째, 교단과 연합단체 중심의 이단 대처에서 '지역 중심의 이단 대처'로 전환되어야 한다. 한 번의 방문상담으로 상담, 치유, 회복이 가능할 수 있는 지역 별 '원스톱 이단 상담 및 치유회복 센터'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코로나 시대의 이단 대처는, '정죄와 분리'를 넘어선 '치유와 회복'을 지향해야 한다. 온라인 이단 대처 시스템의 구축도 시급하다. 이단들의 세련된 미혹 콘텐츠에 응전할 수 있는 인력 확보와 질 높은 복음 콘텐츠의 계발과 실용화가 필요하다.

셋째, 최근 교회의 사회적 고립을 지켜보면서, 다종교 한국사회에서 이단과 교회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만약 이단들이 '이타적인 봉사활동'이라는 양의 옷을 입고 활동하는 동안, 교회들이 '이기적인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면, 한국사회는 오히려 이단을 선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리사욕이나 교권을 위한 야합'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선한 연합'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교파와 교리를 넘어선 연합적인 이단 대처가 요구된다.

탁지일 교수 / 부산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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