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1년 03월 23일(화) 15:37
지난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한인 여성 4명을 비롯한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내에서 '중국 바이러스'를 거론하며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 및 증오 범죄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계 노인과 여성들을 대상으로 묻지마 폭행이 빈번히 발생했지만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로 대량 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총격사건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에서 차별을 가능하게 만드는 법을 바꿔야 한다며 아시아계 혐오를 규탄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럼에도 미 수사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인종증오범죄 혐의 적용에 소극적인 태도와 함께 범죄 두둔성 발언을 하고 있어 물의를 빚었다. 다행히 애틀랜타 경찰은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용의자를 기소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태도를 바꾸면서 악화된 여론이 조금씩 누그러드는 분위기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인종 성별 출신 등 모든 분야에서 누구도 부당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미국장로교회 소속 애틀란타노회와 조지아주 북서부의 체로키노회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증오를 담은 말과 행동을 종식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장로교회도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지금이야말로 기독교인들이 인종, 성별, 빈부의 차이를 뛰어 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호소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21일은 유엔이 선포한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이다. 전세계에서 증오범죄나 인종차별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소외되고 취약한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우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고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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