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의 첫 건물 '뉴룸'

[ 창간75주년기획 ] '역사에게 내일의 길을 묻다' - 웨슬리, 구호·교육·모임 등을 위해 마련

김보현 목사
2021년 03월 16일(화) 08:13
뉴룸은 웨슬리가 브리스톨 사역을 시작하며 마련한 공간으로 감리교회의 첫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잠겨 있는 모습.
뉴룸 길 건너에는 요한 웨슬리의 동생 찰스 웨슬리가 살았던 집이 있다. 찰스 웨슬리는 이 집에서 그가 평생 작곡한 8,9천 곡의 찬송 중 수천 곡을 작곡했고, 그곡의 대부분은 뉴룸에서 첫 연주를 했다고 한다.
뉴룸 박물관에 전시된 웨슬리의 친필.

브리스톨서 뉴룸과 함께 야외 설교장은 꼭 들러봐야

브리스톨을 방문한 이들은 감리교회의 역사적 첫 건물인 뉴룸(New Room)을 찾아 온다. 2017년 본 건물과 뒷마당을 이어 증축한 공간은 카페와 세미나룸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 재단장한 뉴룸 2층 박물관과 함께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웨슬리는 브리스톨 사역을 시작하며 구호와 교육, 모임 등을 목적으로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은 순회 설교자들을 위한 숙소로도 사용됐다. 당시 모습대로 보존된 웨슬리의 침실에는 목사 가운과 자그마한 침대, 선 채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손수 제작했다는 책상을 비롯해 친필 기록 등을 볼 수 있다.

지층의 내부 기물들은 세월을 거치며 변화가 있었지만 창문 없는 지층 구조는 그대로인데 당시 웨슬리와 함께 했던 이들이 처했던 물리적 위협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천장에는 랜턴창이라 불리는 자연채광창이 팔각형 통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는 당시 창문 숫자로 과세하던 이들과 머리 싸움했던 웨슬리의 기지를 보게 한다.

시내 중심에 자리한 뉴룸에서 길을 건너면 평생 동지요 찬송으로 사역을 도왔던 찰스 웨슬리가 결혼 후 생활했던 집과 교회 옆 공원 안에 홀로 세워져 있는 가족묘도 만나볼 수 있다.

도시 도처에 그가 설교했던 교회들과 공간들에 대한 기록이 있지만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한함 언덕(Hanham mount)의 야외 설교장은 꼭 올라보아야 할 곳이다,

지금은 조용한 주택가로 둘어쌓인 언덕 위의 풀밭과 강바람이 솟구쳐 오르는 그 언덕에는 무심한 수선화만이 노란 꽃대를 올리고 있다. 매년 부활절이면 이곳에서 집회가 열려 300년 전 웨슬리의 첫 야외 설교 사역을 함께 기념한다. 광부들이 강물을 헤엄쳐 건너 기어올랐다는 언덕 위에는 설교단이 만들어져 있고, 그 곁 바닥에는 '온 세계는 나의 교구'라는 문구와 높이 세워진 등불(beacon)만이 이곳이 영국과 세계 교회의 영적 흐름을 바꿔 놓았던 역사적 사건의 현장임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김보현 목사 / 총회 파송 영국 선교사
웨슬리는 당시 극심했던 노예문제에 대해 말씀을 통해 강력히 촉구했다. 최근 뉴룸을 재단장 하면서 당시 많은 노예들을 수송하려고 짐짝처럼 실었던 실제 노예선 내부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재연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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