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상담소 운영의 실제

[ 이단대처 길라잡이 ] (2)

양형주 목사
2021년 01월 28일(목) 17:18
한국이단상담소협회 추산으로 한국에 이단에 속한 이들이 200만 명에 육박한다. 한국의 기독교인을 약 800~1000만으로 추산할 때 한국교회 성도의 20~25%가 이단으로 넘어갔다. 한국교회 한 두 가정마다 가족이나 친척 중 이단에 빠진 이들이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어떻게든 상담을 받게 하고 빼내 오고 싶은데 문제는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이단에 대한 정보, 이단 대처를 위한 유튜브 영상자료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을 상대하여 이단 상담을 진행하여 이들을 회심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마치 수영대한 것을 지식으로만 아는 것과, 실제로 수영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과 같다.

지난 2020년 여름, 필자는 부산 상담소 실장으로 섬기는 권남궤 목사와 함께 교단 신학의 요람 장신대에서 신대원생들을 대상으로 신천지 교리비교 세미나를 3일간 진행한 바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신천지 교리임을 분명 알고 있던 신대원 학생들조차 한 시간 동안 신천지에서 가르치는 방식 그대로 그들의 정교한 미혹 논리를 따라 언약노정을 듣더니 너무나 큰 은혜를 받더라는 것이다! '기존 교회와 다른 점을 모르겠다'고,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도리어 반문했다. 현장에 참석했던 총장과 7명의 교수들은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신천지 세미나임을 알고 온 신대원생들조차 이단 교리에 설득당하는 것을 보고 이단을 겉으로 아는 것과 실제 상담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다.

현재 이단 상담소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은 대부분 이단에 빠졌다가 회심한 사역자들이 상담하는 곳들이다. 이들은 적어도 10~20년 이상 이단에 빠졌던 생생한 경험이 있기에, 이단에 빠진 이들이 어떤 미혹을 받아, 어떤 미혹교리를 통해 빠졌는지 그 사고 구조를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런 깊이 있는 현장의 지식을 바탕으로 상담을 할 때 효과적인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이단 상담의 역량이 단순히 책이나 영상을 통해서만 이루어지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후의 회심자의 후속 회복교육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곳이 한국교회 규모에 비해 극소수라는 것이다.

총회 105회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노회 이단상담소와 이단 상담사 배출을 요청하였다. 그동안 총회 차원에서 진행했던 3~4일간의 집중 과정도 물론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이단에 빠진 이들을 실제로 상담하기는 만만치 않다. 중요한 것은 이단의 미혹방식, 사고방식과 정서를 가능한 정확하게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다. 필자가 4학기제로 이단상담 전문가 과정을 마련한 것도 이런 취지에 있다. 신천지에 몸담았던 강사 출신으로 상담 현장에서 뛰는 사역자들을 주축으로 하여 실재적인 이단의 교육방식과 정서 사고 구조를 전달하도록 하여 이단상담의 현장성과 산 지식을 전수하려는 취지다. 이렇게 해야 현장성이 있는 전문상담사가 배출될 수 있다. 앞서 총회 이단대책위원회 심상효 목사가 지적한 것처럼 노련한 상담전문가를 배출하는 데는 적어도 4~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성급하게 기구를 조직하여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세우기보다 좀 더 여유를 갖고 현장성 있는 이단 상담사 배출과정과 실무교육을 제대로 전수하여 일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형주 목사/대전서노회 이단상담소장·대전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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