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을 때 은혜가 임한다

[ 가정예배 ] 2021년 2월 4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종정 목사
2021년 02월 04일(목) 00:10
김종정 목사
▶본문 : 창세기 22장 1~12절

▶찬송 : 447장



'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라는 영화가 있다. 인도양을 요트를 타고 홀로 항해하던 주인공은 떠다니던 컨테이너와 충돌하여 배 옆이 크게 찢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며 심각하게 파손된 요트마저도 침몰해버린다. 오직 공기 구명정에 의지하며 병 속에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해보지만 모든 것은 절망적이었다. 빗물을 받아 식수로 쓰며 상어들과 사투를 벌인다. 그렇지만 곧 식량마저 바닥이 나버리고 거의 탈진상태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밤 멀리 지나가는 배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가지고 있던 항해지도에 불을 붙여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자신의 몸을 겨우 의지하던 공기 구명정마저 불이 붙게 되고 주인공은 바닷물에 빠진다. 힘겹게 이를 악물고 견디지만, 그는 결국 탈진하여 점점 물속 깊이 빠져 들어간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물 위에 작은 배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이를 본 주인공은 마지막 온 힘을 다해 물 위로 헤엄쳐 올라간다. 그때 누군가의 손이 주인공의 손을 잡아 끌어올려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구명정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불이 붙었을 때 그 불길이 지나가던 배를 불러온 것이었다. 결국 영화의 제목처럼 주인공은 자신의 마지막 생명과도 같은 구명정까지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그는 구조될 수 있었다.

아브라함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 땅 하란을 떠나라 명하실 때도 그는 망설임 없이 떠났다. 어딘지 모르는 하나님께서 지시하는 땅으로 가라 명하실 때도 하나님의 말씀만 의지하며 떠났다. 조카 롯과의 갈등에서도 포기하고 양보하는 미덕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의 고민은 그 차원이 다르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식의 심장을 향해 칼을 내리꽂으려 두 손을 높이 쳐들었을 때 그의 손은 얼마나 떨렸을까? 사랑하는 아들에 대해 미안함과 사랑, 그리고 안타까움이 가득했던 가슴 속에 있는 울분이 한마디 오열로 터져 나오려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것을 참기 위해 얼마나 어금니를 꽉 깨물었으며, 두려워하는 아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두 눈을 질끈 감지 않았을까? 이것은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한 내려놓음의 극치이며, 가장 아름다운 순종의 몸짓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나님은 여호와이레의 은혜를 내려주셨다.

하나님께서 내게 내려놓기를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요 내 생명보다 귀한 것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내려놓을 때 하나님은 기뻐하신다. 반드시 내려놓아야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내려놓음이 없이는 순종도 헌신도 없으며, 여호와이레의 은혜도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하며 순종하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베푸셨던 여호와이레의 은혜가 우리에게도 임할 것이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아브라함처럼 내려놓아 여호와이레의 은혜가 우리에게도 임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종정 목사/이동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