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21년 01월 08일(금) 10:00
2021 신축년 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2019년 12월 31일에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을 공식 보고했으니 햇수로는 3년 째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등 앞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1월 3일에 모 일간지가 보도한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다수가 코로나 회복시점을 올해 연말이나 내년으로 보고 있다. 회복시점을 올해 3월 이내로 본 응답자가 4.4%, 6월 이내로 본 응답자가 13.4%에 불과한데, 올해 12월 이내로 본 응답자와 2022년 이후로 본 응답자는 각각 34.6%를 기록했다. 심지어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응답자도 10.0%나 된다. 올해 말까지 코로나19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인 셈이다.

같은 설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상의 불편은 소득감소 등 경제적인 어려움이 34.0%로 압도이다. 휴직 등 고용불안이 8.3%나 되니 두 가지를 합하면 41.3%나 된다. 그 외에 거리두기로 인한 만남의 제약 19.1%, 취미와 여가생활의 제약 15.8%, 교육과 보육의 불편함 11.6%, 우울감 등 정신건강 악화 9.7% 등이다. '없다' 혹은 '모른다'로 답하거나 무응답자가 1.4%에 불과하니 대부분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코로나19의 사회경제적 피해에 대한 불안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79%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의 국가적인 과제에 대한 질문에도 고용불안 해소가 23.8%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외에 감염병 대응 인력과 시설 확충 21.0%, 바이오 제약산업 육성 14.5%, 비대면 생활양식 대안 마련이 10.4%, 글로벌 방역 협력 강화 10.4%, 복지제공 확대 9.8%, 생태환경 보호 6.7%의 순으로 답을 했다. 감염병 자체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를 기대하는 응답자가 45.9%로, 사회안전망에 관심을 둔 응답자 33.6%보다 앞서고, 생활양식 개선이나 생태환경 보호를 선택한 17.1%를 웃돈다. 눈앞의 코로나19 대응을 중요하게 보는 셈이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어 보급이 시작되었고, 머지 않아 치료제도 등장할 것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이면 코로나19의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105회기 총회 주제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는 시의적절하다.

코로나19 회복을 위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따라서 반복되는 비대면 생활의 극복은 단순히 대면활동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가상공간으로 확장되는 일상에 대응하여 교회 영역도 넓혀야 한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한 온라인 모임을 활성화하고, 설비나 회집방식 외에 규칙과 제도도 점검해야 한다.

둘째는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코로나19 회복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일례로 행정안전부가 1월 3일에 발표한 '2020년 지역별 주민등록 인구변동'에 따르면 2020년에 사망자 수가 출생자보다 많았다. 사망자는 30만 7,764명어었으나 출생자는 27만 5,815명이었다.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된 것이다. 226개 시군구 중에서 60개는 인구가 증가한 반면에, 166개는 인구가 감소했다. 인구변화 외에 주요한 사회변화 요인도 분석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즈음 현 대통령의 임기도 종료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구성되면 미중 관계도 변화하고,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관계도 변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정치 경제면에서 크게 변화될 것이다. 사회 여건의 변화는 한국교회 목회생태계와 선교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은 코로나19 극복의 원년이 될 것인가. 적어도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 반복되는 비대면 예배의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를 예비해야 한다.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회복해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며 힘써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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