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나비 되다

[ 가정예배 ] 2020년 10월 8일 드리는 가정예배

최삼영 목사
2020년 10월 08일(목) 00:10
최삼영 목사
▶본문 : 요한복음 4장 7~14절

▶찬송 : 268장



트리나 폴러스라는 여류 작가는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에서 애벌레가 나비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렸다. 호랑 애벌레는 수많은 애벌레들의 행렬을 따라서 기둥 꼭대기에 올라갔다. 서로 밟고 밟히면서 질식할 듯 올라간 정상에는 정작 아무 것도 없었다. 단지, 수많은 기둥들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호랑 애벌레가 회의에 잠겼을 때 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서 아는 체를 했다. 한때 호랑 애벌레와 사랑을 나누었던 노랑 애벌레가 나비로 변신한 것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눈빛의 나비를 보면서 호랑 애벌레는 기둥을 내려왔다. 기둥 꼭대기는 기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날아서 올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나비가 되는 과정은 죽음과도 같았지만, 마침내 호랑 애벌레는 나비로 변신했다.

눈부신 날개로 하늘을 나는 나비의 모습은 한 번도 날아본 적 없는 인간에게는 동경 그 자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땅의 속박, 죄와 어둠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사마리아 수가성에는 늘 목이 마른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한낮에 물을 길으려고 우물로 갔다. 아마도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목이 말랐던 시간이었으리라. 여인은 우물가에서 뜻하지 않게 예수님을 만났다. 유대에서 온 낯선 나그네인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물 좀 다오" 대화의 주제는 어느새 '남편'으로, '예배'로 옮겨 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리스도' 이야기에서 정점을 찍었다. 여인은 예수님과의 대화에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를 발견했다. 그토록 찾았던 메시아! 그 분이 바로 예수님이었다. 구원의 샘, 진리의 샘을 발견한 여인의 마음은 촉촉하게 젖었다. 심연의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기쁨이 솟구쳤다. 그 순간 여인은 일생 그를 속박했던 남편에게서 벗어났다. 죄와 사망에서 벗어났다. 그녀에게 이제 물동이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여인은 헐레벌떡 마을로 뛰어가서 소리쳤다.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우리는 수많은 애벌레들처럼 꼭대기에 오르고자 하는 맹목적인 목마름을 가지고 있다. 왜 그곳에 가야 하는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채 밟고 밟히면서 가고 있다. 맹목적인 추종이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처럼 목마른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말씀하신다. "물 좀 다오" 이 말씀은 "너 목마르지?"라고 물으시는 반어법이다. 예수님은 모든 인생의 목마름을 알고 계시고, 그 목마름을 해결하시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를 찾아오신다. 그리고 진리의 샘물을 나눠주신다.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13~14절)"

예수님은 우리를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신하게 하는 생명의 에너지이다. 애벌레는 스스로 고치 속에 갇히는 캄캄함을 거쳐서 비로소 나비가 된다. 우리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 안에서 옛 자아가 죽는 몸부림의 과정이 있어야 진정으로 거듭난다. 예수님은 오늘도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나비 한 마리 키우신다.



오늘의기도

하나님! 우리가 진리의 말씀 안에서 자유롭게 하옵소서. 우리를 속박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삼영 목사/예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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