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에서 질서를

[ 가정예배 ] 2020년 9월 10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영근 목사
2020년 09월 10일(목) 00:10
김영근 목사
▶본문 : 창세기 9장 18~23절

▶찬송 : 419장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Dyonysos)는 라틴어로는 바쿠스(Bacchus)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디오니소스는 사람들에게 포도주 제조법을 가르치고, 자신을 숭배하는 신비 의식을 가르친다. 그리고 주신(酒神)인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광란의 축제를 벌이고, 디오니소스 숭배제사는 무절제와 음란, 그리고 광란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런 디오니소스 신화는 '혼돈'으로 가득한 이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한데,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의 첫 모습은 '혼돈(formless)'이었다. 하나님은 혼돈한 세상 속에 빛과 어둠, 하늘과 땅, 바다처럼 질서를 부여하시면서 창조사역을 이루어가셨다. 그러므로 믿음의 삶이란 혼돈한 세상 속에서 창조적인 영적 질서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믿음에 견고하게 서 있던 사람도 때로는 삶 가운데 혼란함을 경험할 수 있다. 성경 속에서 노아라는 인물은 대단히 이상적인 믿음의 사람이었다. 노아는 사람들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하고, 마음과 생각의 모든 계획들이 악할 때에도, 당대에 완전한 자였고, 특별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였다(창6:9). 무엇보다 노아는 말씀을 따라 방주를 짓고,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을 직접 경험한 믿음의 사람이었다. 그런 탁월한 믿음의 사람이었지만, 그 역시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그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있었다. 이런 노아의 모습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씀을 기억하게 한다.

성경에서 '벗었다'는 표현은 아담과 하와의 타락과 함께 사용된 표현이다(창 3:10). '벗었다', '벌거벗다'의 의미는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와 권위를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영적 상실자가 된 것이다. 노아의 벌거벗은 모습은 참된 인간됨을 상실한 혼돈한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혼돈에 혼돈을 더하는 이는 바로 가나안의 아비 함이었다. 함은 아버지의 하체를 '보고', 형제들에게 그 모습을 즐기듯 전했다. '보았다'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라아'는 흥미와 호기심으로 아버지의 실수를 즐기듯 보았다는 뜻이다. 아버지의 수치와 부끄러움을 보고 전하면서도 함은 어떤 영적 고통이나 슬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믿음의 역사에 이름을 올렸던 셈과 야벳은 자신들의 어깨에 옷을 메었다. 뒷걸음쳐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덮었다. 그들은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않았다. 그들은 아버지의 부끄러움을 보지 않고, 가려줌으로 혼돈한 상황 속에서 혼돈을 극복하고, 영적인 질서를 세워 나갔다. 세상 속에서나 교회생활에서 혼돈스러운 경우들을 만날 때, 우리는 우리의 죄를 덮어주시고 가려주심으로 구원을 베풀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기억해야 한다(시 32:1). 베드로 사도는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벧전 4:8)"고 고백했다. 혼돈한 때를 이길 힘은 바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이다. 혼란과 혼돈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창조적인 영적질서를 기쁨으로 세워 가는 우리 가정이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의기도

혼돈 속에 질서를, 공허 속에 충만함을, 어둠 속에 빛을 창조하신 것 같이 세상에서 영적 질서를 세워가는 우리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영근 목사/만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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