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합의 믿음

[ 가정예배 ] 2020년 8월 24일 드리는 가정예배

송인도 목사
2020년 08월 24일(월) 00:10
송인도 목사
▶본문 : 여호수아 2장 8~15절

▶찬송 : 347장



라합은 여리고성에 살던 이방인이자 그것도 당시에 천대받던 기생이었다. 가장 안 좋은 조건만 다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라합의 집에 이스라엘의 정탐꾼 두 명이 찾아왔다. 그 사실을 알고 여리고 왕이 정탐꾼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라합은 이 두 정탐꾼을 숨겨준다. 그리고 나중에 여리고가 함락되었을 때 온 가족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뿐 아니다. 그렇게 구원받은 후에 유다지파 살몬과 결혼하여 보아스를 낳았고, 그의 5대손이 다윗이다. 마땅히 죽을 이방여인이 다윗 왕의 고조할머니가 되었고, 심지어 그 후손으로 예수님께서 오셨으니 복도 이런 복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라합이 정탐꾼을 살려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잘못해서 발각되면 온 집안이 풍비박산난다. 차라리 여리고 왕에게 정탐꾼들을 넘겨주면 칭찬도 듣고, 얼마라도 보상금도 받았겠지만 그걸 포기하고 살려주는 모험을 했다. 이건 단순한 일이 아니다. 자기 민족을 배반하는 것이고, 그저 소문만 무성할 뿐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이스라엘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이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라합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성경은 그 이유를 정확하게 말하지 않지만 라합의 고백을 통해 우리는 추측할 수 있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11절)" 이 말은 너무나도 확실한 신앙고백이다. 이제까지 하나님은 너희의 하나님이었지만 그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이제 하나님은 라합의 하나님이신 것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믿음을 얻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 10:10)" 라합의 고백은 이미 마음으로 믿었던 하나님을 이제 자기 입술로 고백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믿음의 고백인 것이다. 믿음을 고백한 라합은 이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몸은 여리고 성에 있었으나, 라합은 하나님나라의 백성이 된 것이다.

라합과 그 가족들은 단지 정탐꾼을 살려주는 선행의 대가로 목숨을 구한 것이 아니다. 상황을 잘 판단해서 유리한 쪽에 붙은 처세술의 결과로 산 것도 아니다. 만약 이런 이유들이었다면 아마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 이야기는 끝났을 것이다. 라합의 이야기는 마태복음 1장과 히브리서 11장에도 이어진다. "믿음으로 기생 라합은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하였으므로 순종하지 아니한 자와 함께 멸망하지 아니하였도다(히 11:6)" 이 모든 것이 라합의 믿음 때문이었다. 당시는 믿기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여리고성이 아무런 공격도 없이 함성소리만으로 무너지는 것을 본 후 라면 모르겠지만 여리고성은 아직 견고한 상태였다. 하나님을 믿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바로 그때 라합은 하나님을 믿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믿기 좋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정말 믿기 어려운 때, 오히려 믿음을 부정하는 것이 더 유리한 때, 바로 그때 믿음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이다. 지금 하나님을 더 굳게 믿어야 할 때다.



오늘의기도

하나님, 힘들고 어렵고 믿음이 연약해지기 쉬운 때입니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에게 더욱 강한 믿음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인도 목사/철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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