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의 참된 의미

[ 가정예배 ] 2020년 7월 28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애란 목사
2020년 07월 28일(화) 00:10
김애란 목사
▶본문 : 창세기 2장 1~3절

▶찬송 : 5장



"하나님은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셨다"는 구절을 엿새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제 칠일에 안식을 창조하셨다고 표현한 학자도 있다. 제 칠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장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첫 번째 작품이라는 것이다. 엿새 동안 창조하신 모든 것을 '선하다' 하시고 마지막 안식은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 엿새 동안의 창조가 공간을 위한 창조였다면 제 칠일은 시간을 위한 창조였다. 아니 시공을 아우르는 창조였다. 제 칠일 안식이 있음으로 모든 날이 완성된다. 선한 날 엿새 다음의 거룩한 날 칠일. 창조의 절정과 완성은 '안식'에 있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의 창조를 마치신 후에 칠일인 마지막 날 가장 위대한 창조를 하셨다. 그것이 안식이다. 대개는 하나님은 항상 일하시고 항상 뭔가를 만들고 계시는 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본문은 쉬자, 평화를 즐기자, 천지 창조를 함께 즐거워하자 하신다.

우리말 성경에는 "그리하여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완성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다 마치셨습니다. 그리고 그 하시던 모든 일을 마치고 일곱째 날에 쉬셨습니다(1~2절)"라고 번역한다. 하나님의 안식은 지나간 엿새 동안의 창조를 돌이켜보며 그것을 즐거워하는 하나님의 자축의 시간이었다. 쉬는 것, 쉬는 날의 축복, 기쁨,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것 그것이 안식일이고, 그것 자체가 창조의 목적이다. 그래서 신학자 몰트만은 안식을 가리켜 '천지창조의 축제'라 부른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피조물에게도 '카도쉬(거룩)'라고 말씀하지 않고 안식일이라는 일곱째 날을 거룩하게 구별하시고 복 주셨다. 그것은 하나님 자신의 시간으로 구별하셨기 때문이다.

신앙은 공간의 영역이 아니라 시간의 영역이다. 성경은 공간에 관심하지 않는다. 하나님 없이 쌓아 올린 바벨탑의 허무한 무너짐을 우리는 안다. 예수께서는 성전조차도 허물어질 대상임을 아주 신랄하게 말씀하셨다. 화려한 솔로몬 성전은 사라졌어도 그들과 함께 했던 하나님의 역사적 시간은 남는다. 성경은 오히려 시간을 강조한다. '이집트를 탈출한 날', '시내 광야에 섰던 날' 그날은 시간의 하나님이 사건 속에 함께 하셔서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날들이다. 하나님은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시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안식일을 지키는 백성으로 만들기 위하여 출애굽하게 하셨다. 안식을 위한 탈출이다. 이 노예의 삶으로부터의 해방이 바로 안식의 삶이다. 자유인만이 안식할 수 있다.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기 위해 모세가 바로에게 한 말은 사흘 길쯤 가서 하나님 앞에 예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와야만 했던 이유는 건축물을 짓는 백성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하나님과 더불어 시간의 지성소를 지을, 안식을 누릴 백성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함께, 그 분이 하신 일을 보고 그 기쁨을 함께 누리자는 것이다. 우리는 그 자유를 위해 부름 받았다. 그분을 예배하고 경배하는 일, 그것이 우리의 참된 쉼이다.



오늘의기도

쉼을 우리에게 허락하셨으니 더 높이, 더 빨리, 더 많이 추구하기보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시간을 사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애란 목사/동원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