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위기?

[ 주간논단 ]

정삼수 목사
2020년 06월 22일(월) 02:01
'위기 상담'이란 주제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인간이 살면서 맞닥뜨리는 위기는 결코 자의에 의한 것은 아니다. 거의 예상치 못한 상황이 현실로 다가올 때 사람들은 위기를 맞게 된다. 그렇다고 일어난 상황 자체를 위기라고 말하지 않는다. 정확한 위기는 일어난 그 상황을 마주하는 당사자의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마음의 면역체 즉, 그의 지식, 경험, 의지가 있을 때는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 전 전쟁의 위기를 경험했고 지금도 그 위기 속에 있다. IMF 경제위기도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전염병의 위기 속에 놓여 있다. 전 세계가 위기라고 말한다. 이것은 실은 생명의 위기다. 그런데 이 생명의 위기를 뛰어 넘는 길은 주장하는 대로 백신의 개발과 치료약의 등장이다. 전에도 그렇게 해결해왔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교회가 위기라고 말하며 코로나 이후를 위한 대책회의를 하지만 특별한 묘안은 없는 듯하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의 위기란 말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외적 상황에 의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의 기독교 역사 속에서 우리의 선배들은 위기라고 생각지 않고 우리가 이겨내야 할 '고난'이라고 말했다.

교회의 위기는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요, 교회를 운행하시는 이는 성령님이시기에 정치적 박해나, 전쟁의 위협이나, 경제적 곤고함이나, 전염병에 의해 교회가 위기를 맞은 역사는 없었다.

교회는 어떤 위기도 뛰어넘을 수 있는 넉넉한 면역의 재원이 있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과 성도의 기도가 있다. 실로 교회의 그 위기는 안으로부터 온다. 벌써부터 예견된 것이다. 한국교회는 '복음적 교회인가?' 묻고 싶다. 대다수가 "예"라고 말할 것이다.

다시 묻고 싶다.

그러면 지난 주, 우리 교회에서는 성도들에게 많은 요구의 무거운 '청구서'를 배부했는가? 아니면 모든 것을 탕감 받고 해결된 기쁨의 '영수증'을 나눠 주었는가?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예배를 실시하다 보니 '청구서'를 받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핑곗김에 쉬어가게 되고, '영수증'을 받는다고 믿는 성도들은 더욱 대면 예배를 사모하게 된다. 다시 말해, 복음적 교회는 수많은 탄압의 위기 속에서도 당당히 승리하며 신앙을 지켜왔다. 작은 불편과 어려움을 '위기'라고 말하지 말자.

진정한 위기는 외적인 환경이 아니다. 내적인 진실 즉, 복음의 본질을 놓쳐버린 생명샘의 고갈이다.

'예수 천당!'을 외쳐보자.

생명의 위협을 받고 고립된 영혼들이 어디를 찾아 가겠는가?

풍랑이는 바다 위에서 죽음의 위협을 맞은 제자들은 외쳤다. "주님,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경험과 지식과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주님은 파도를 잔잔하게 하시기 이전에 제자들 마음속의 풍랑을 잠재우신다. "믿음이 적은 자들아!"

오늘 같은 생명의 위기상황은 '복음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는 더 없는, '기회'다.

정삼수 목사/상당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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