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듣기부터 하세요!

[ 목양칼럼 ]

이상훈 목사
2020년 06월 12일(금) 00:00
"와우, 이게 뭐에요." "제가 만든 호두파이에요!" "참외가 싱싱해보여서 샀어요!." "그냥 오셔도 되는데 감사해요."

동백 하늘닮은교회의 박미향 사모님이 호두파이를 구워오셨고, 초등학교에서 양호교사로 근무하는 박공주 사모님이 퇴근하고 오면서 참외를 사오셨다. 우리 가정이 준비한 저녁 메뉴는 삼겹살김밥과 계란국. 데이케어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아내가 직장에서 돌아와 미리 구워놓은 삼겹살에 상추와 다른 속 재료를 넣어 김밥을 말았다. 삼겹살김밥에 호두파이와 참외. 묘하게 어울린다.

간식거리를 준비해 오신 분들은 우리 부부와 목회자 부부 행복의 길(이하 행길)을 하고 있는 분들이다. 남사에서 목회하시는 남기홍 목사님 부부, 동백에서 목회하시는 허준영 목사님 부부 그리고 구갈동의 우리 부부 세 가정이 화요일마다 모여서 10주 과정의 행길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교단 배경과 목회 환경도 제각각이지만 작은교회를 섬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행길 교재 자체는 간단하다. '소통을 위한 대화, 우울증, 열등감, 수치심, 성인아이, 완벽주의, 과거의상처, 용서하기, 축복과 훈련, 행복한 가정 가꾸기'까지 10개의 주제를 가지고 간단히 터치하듯 편성되어 있다. 행길에 참여하는 사람들인 인도자의 진행에 따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울고 웃는 가운데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용서하며 미래를 소망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 행길이 주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먼저 듣기부터 시작하라'는 것. 듣기를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아내의 울음소리도 들리고 아이들의 짜증도 들리고 성도들의 신음도 들리고 하나님의 탄식도 들렸다. 들린 음성에 따라 건강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회복은 시작됐다.

우리 부부가 행길을 만난 것은 2년 전. 의욕적으로 시도했던 모든 것들이 꺽어지고 깊은 좌절 속에서 서로를 원망하고 있을 때였다. 그 때에 선배 목사님의 권유로 찾아간 목회자 모임을 통해 행길을 만났다. 남양주에서 목회하시는 합신측 오명교 목사님과 구혜란 사모님에게서 행길 10주 과정을 반복해서 배우고 또 배우며 우리 부부 마음에 있던 모난 부분들이 다듬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 기쁨을 우리만 맛볼 수 없어 교회 가족들과도 시작했다. 부부간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성도들 사이에 있었던 해묵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법을 배우면서 부부사이가 회복되고 가정이 회복되고 그리고 성도들 사이에 관계도 회복되었다. 우리 부부와 같이 행길을 하면서 이혼 직전의 부부가 회복되는 기적 같은 일들도 여러 차례 일어났다. 전도대상자들과 하는 행복의 길이 영혼 구원이라는 열매로 이어지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부부에게 행길을 배운 두 목사님 부부도 결혼하여 살면서 해결하지 못하는 갈등들을 10주 과정을 지나며 놀랍도록 해결해 나가고 있고 그리고 각자 VIP들과 행복의 길을 시작했다. 할렐루야!

코로나로 외부에 나가서 활동하기도 어려운 시대다. 기존 전도방식대로 전도대상자를 만나는 것은 더더군다나 어렵다. 자아도 회복이 되고 영혼도 구원하고 교회도 부흥하는 행길을 만나 참 감사한 마음이다.

이상훈 목사/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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