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 장로교의 뿌리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0년 05월 29일(금) 07:59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된 전국노회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일정을 축소하며 열린 올해 전국 춘계노회에서는 몇몇 노회를 중심으로 노회 분립에 대한 안건이 다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서울동남노회에서는 노회 분립안이 상정돼 찬반투표를 실시했지만 재석 회원 목사 장로 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틀 뒤에 열린 전남노회도 찬반투표 끝에 노회 분립안이 부결됐다. 이와 달리 서울서남노회는 제104회 총회에서 노회 분립을 허락받았지만 정치부의 실사를 거치도록 결의돼 있어 현재 노회 안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장로교의 뿌리인 노회는 장로교의 입법과 사법 행정의 중심이며, 노회만이 지교회를 설립하고 목사를 파송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장로교의 뿌리인 노회가 갈등을 겪으면서 분립을 선언하고 있다. 본교단 총회 산하 전국노회 숫자만 68개에 이른다. 물론 노회가 성장하고 비대해져 분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노회 분립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노회 정치화'로 인한 갈등이다. 흔히 노회에서는 봄노회에서 총회 총대 선출과 가을노회에서 부노회장 선출 등 임원구성을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학연과 지연 등 고질적인 악습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노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회 분립만이 능사는 아니다. 따라서 노회 내의 갈등이 곧 노회 분립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지양돼야 한다. 그럼에도 노회원들이 노회의 재도약과 발전을 위해 분립을 원한다면 분립에 따른 법으로 정해진 분립 요건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장로교 정치의 중심이 되는 노회가 정치화에서 벗어나 지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고 섬기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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